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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으로 글로벌 석유 수급에 큰 혼란이 빚어지면서 각종 조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치솟는 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가격에 캡을 씌우는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입니다.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석유류는 전월 대비 10.4%, 전년 동월 대비 9.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물가 상승률(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2%)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수준이나 글로벌 유가 상승폭에 비하면 억제된 수준입니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3월, 배럴당 72.49달러에서 지난 2월 68.4달러, 3월엔 128.52달러로 폭등했으니까요. 글로벌 석유제품 황금성사이트 가격으로 보더라도, 휘발유(옥탄가 92) 가격도 2025년 3월 배럴당 81달러, 지난 2월엔 77.33달러, 지난달엔 147.5달러로 크게 뛰었죠.
가격 상승을 억제함과 동시에 수요 자체를 줄이고자 여러 노력 또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그 시행이 한층 강화된 자동차 5부제는 오는 8일부터 2부제(홀짝제)로 더욱 강화되 백경릴게임 고, 민간 이용자들 또한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에 대해서도 5부제가 시행됩니다. 이처럼 중동의 정세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만, 이번 전쟁은 우리가 피부로 체감하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갖습니다. 석유는 연료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물건들을 만드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원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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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지품의 70%(질량 기준)는 석유제품입니다. 옷과 스마트폰, 지갑, 신용카드, 양말, 가방, 안경, 필기구 등 우리 자신을 둘러싼 물건의 대부분이 석유화학산업의 산물인 것이죠. 한국화학산업협회가 “우리 몸의 70%가 물인 것처럼, 석유화학산업은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황금성게임랜드 우리 일상에서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석유는 총 9억 3,157만 5천배럴. 이중 우리가 뉴스로 자주 접하는 연료로서의 석유(휘발유, 경유, LPG)를 모두 합친 것보다 화학산업의 원 뽀빠이릴게임 료로 쓰이는 납사의 비중은 훨씬 큽니다. 지난해 납사 소비량은 4억 3,460만 7천배럴로 전체 석유 소비의 46.7%를 차지했죠. 올해 1~2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납사의 비중은 무려 절반으로 더 컸습니다.
제품별 소비가 아닌 산업별(부문별) 소비 통계로 보더라도, 이는 뚜렷이 드러납니다. 지난해 화학제품업에서 쓰인 석유의 양은 무려 5억 3,630만 5천배럴. 우리나라의 전체 연간 소비량의 57.6%를 차지했습니다. 매일 도로를 누비는 온갖 자동차들이 석유를 태우고 있지만, 거기에 쓰인 2억 4,185만 7천배럴의 2.2배에 달하죠. 올해 1~2월 통계로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두 달 사이 화학제품업에서만 9,241만 9천배럴의 석유가 쓰였는데, 이는 산업별(부문별) 소비량 2위인 도로(3,852만 8천배럴) 석유 소비의 2.4배 수준입니다.
국내 석유 소비의 절반이 휘발유나 경유 등 연료가 아닌 납사로 소비되는 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이 탄력을 받으며 안 그래도 위기에 빠졌던 석유화학산업계가 이젠 원료 자체의 공급 위기에 빠진 것이고요. 우리는 석유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와 같은 기초 유분을 만들고, 더불어 P-X, VCM, SM 등의 중간원료를 만듭니다. 에틸렌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의 2024년 에틸렌 생산 능력은 세계 4위에 이르고, 글로벌 시장의 5.7%를 점유했습니다.
우리의 산업구조는 기초 유분과 중간 원료 생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활용해 폴리에틸렌이나 PVC 등 합성수지, TPA나 카프로락탐과 같은 합섬원료, BR이나 SB-라텍스와 같은 합성고무, 초산이나 아세톤, 옥탄올 등 기타 화학제품을 만들고, 이를 가공해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나 섬유, 타이어, 페인트,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들어내죠.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지만, 원유에서 납사를, 납사에서 각종 원료 물질을, 그 원료 물질로 최종 소비재를 만듭니다. 이를 통해 톤당 125달러(납사 기준)로 들여온 납사의 가치가 종국엔 9천달러로 커지며 약 7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는 것이 한국화학산업의 설명입니다. 그렇게 석유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 가운데 생산액과 수출액 Top 5에 드는 주요 산업이 됐고요. 정부가 4~5월, 비축유 스와프를 통해 정유사들에 비축유를 빌려주고, 이후 유조선이 국내 도착했을 때 이를 상환하게 한 이유입니다.
2025년 기준,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사우디 33.6%, UAE 11.4%, 이라크 10.4%, 쿠웨이트 8.5%, 카타르 4.4% 등)에 의존했고, 올해 1~2월까지도 국가별 수입 비중은 사우디 34%, UAE 12.9%, 이라크 9.6%, 카타르 3.5% 등 비슷한 구성이었습니다. 지난주 연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EU가 석유 수입에서 러시아 의존을 0.0%로 종결짓고, 수입원을 다변화했던 것을 설명해 드렸듯, '수입국 다변화'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해외 곳곳에서 다시금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원유 수입이 우리의 사회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입국 다변화'를 넘어선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연구실에서의 R&D를 넘어 실제 사업장에서 실증에 나섰던 열분해유(플라스틱을 열분해하여 다시 납사 등으로 만든 석유제품)나 기타 물리적 재활용 등과 같은 순환경제의 노력이 환경을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주목받게 됐습니다. 원유 수급 불안과 새로운 규제의 등장이라는 동시다발적인 '외부 충격'으로 그동안 '오랜 기간 해오던 대로' 이어오던 작업 또는 생산 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내수용'보다 '수출용'의 성격이 큰 가운데, 원료물질의 수입 불안과 함께 오는 8월부터 EU에선 PPWR(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까지 시행됩니다. 오는 8월부터 유럽에 수출할 때, 과불화화합물을 식품 포장에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포장재에 대한 정보가 담긴 문서를 5~10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2028년부턴 티백이나 스티커 등에 퇴비화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2030년, 유형에 따라 플라스틱 포장의 최소 10~35%는 재생원료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원료로 재생원료를 쓰는 것을 넘어, 그렇게 만든 플라스틱 포장이 다시 재활용될 수 있어야만 합니다. EU의 재활용 가능 설계 규제에 따른 재활용 가능성 평가에서 A~C등급을 충족해야 하죠. 이러한 변화는 납사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업계뿐 아니라 그 결과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기타 제조업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석유 제품 기준으로 봤을 때, 납사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경유-LPG-휘발유 순)입니다. 앞서 소비량 통계에서 살펴본 것처럼, 산업별(부문별)로 보더라도 화학제품업 다음으로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부문이 도로부문이죠. 석유화학산업에서의 공급 리스크 대응이 순환경제로 이어졌다면, 연료, 특히 도로수송부문에서의 공급 리스크 대응은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과거 여러 차례 연재에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경기침체 등에 영향으로 증감을 거듭해왔지만, 전기차의 판매량은 그와 상관없이 해마다 늘어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2018년 연 8,200만대에 달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020년 6,750만대로 10년 전인 2011년(6,712만대) 수준까지 줄었을 때,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전기차)와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의 판매량은 2018년 205만대에서 2019년 208만대, 2020년 297만대, 2021년 660만대, 2022년 1,020만대, 2023년 1,370만대, 2024년 1,750만대를 넘어서며 해마다 증가했죠.
그 결과, 2024년 전 세계 신차 판매에서 BEV의 비중은 22%에 달하게 됐고, BEV는 이제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가운데 4.5%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BEV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주요 지역을 살펴봤을 때, 이러한 BEV 증가세를 이끈 것은 아태지역이었고, EU가 그 뒤를 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 지역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국 상황을 보더라도, 2022년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체 운행차량 가운데 BEV의 비중이 5%를 돌파했고, 독일에서도 이듬해 5.2%를 기록하며 5%를 돌파했습니다. 2024년 기준, 중국내운행차량 중 BEV 비중은 11%를 기록하며 '전기차 두자릿수 시대'에 접어들었고, 독일도 꾸준한 증가 끝에 전체 운행차량의 6.5%가 BEV인 상태이죠. 원유 자원은 없고, BEV 관련 기술은 '글로벌 탑티어'임에도, 우리나라의 전기차 전환 속도는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산유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곧 '석유 소비 대체'를 의미합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는 2024년 기준,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석유 소비 대체량이 580억lge(휘발유환산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전환으로 석유 소비량을 가장 많이 줄여낸 나라는 중국으로, 310억lge를 아껴냈죠. 한국과 마찬가지로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석유화학산업과 그에 기반한 제조업의 위상은 그대로이거나 더 커지고, 이를 통해 꾸준히 부가가치를 생산하면서도, 해외에서 도입한 자국내 원유 가운데 '그저 쓰고(태우고) 사라지는' 연료로서의 석유 소비는 크게 줄여냈습니다. 이는 곧, 해마다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산업에서의 소비는 더 늘릴 수 있는, 그래서 원유 공급 불안 리스크를 헷지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일반 시민들의 자동차 이용엔 글로벌 유가 변동이나 공급 중단의 영향이 줄어들고, 석유화학산업이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할 여력은 커지는 한편, 가격 인상에 대한 리스크는 수출가격의 인상으로 일부 녹여낼 수 있으니까요.
온실가스 감축은 '덤'처럼 찾아옵니다. 2023년 현재 기준,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내연기관차)와 BEV가 처음 생산부터 폐차 시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의 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ICE는 대당 46.1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반면, BEV는 평균 27.9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죠. 연료 연소 과정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과 진동 등으로 잃어 효율이 30%에 그치는 ICE와 달리, 배터리팩의 담긴 에너지의 90%를 오롯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에 쓸 수 있는 BEV의 효율 덕분입니다. 더불어, 에너지전환으로 발전믹스의 청정화에 성과를 거둔 나라에선 대당 4.8톤 줄여내 차량의 제조부터 폐차에 이르기까지 23.1톤만 배출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IEA는 기술의 발전이 거듭되더라도 이처럼 ICE와 BEV의 격차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이 발표한 정책에 기반해 2035년을 내다봤을 때, ICE의 전과정 배출량은 대당 평균 38.2톤으로 현재 대비 7.9톤 줄어들 전망입니다. BEV의 경우, 평균 25.5톤, 청정전력 전환에 앞선 국가에선 대당 평균 14.9톤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고요. 세계 각국이 선언한 내용을 이행한다는 가정 하에선, BEV의 전과정 배출량은 대당 평균 11.3~25.3톤으로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결국 화석연료 중심의 시스템에서 탈화석연료의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 속에 원료에서의 관건은 순환경제에, 연료에서의 관건은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는 것이죠.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직까지도 확연한 감소세로 접어들지 못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미약한 나라, 그런 와중에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 배터리와 전기차, 친환경 선박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패권을 거머쥔 기업들이 있는 나라… 그 나라에 에너지전환은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입니다. 그 나라에 지금의 중동산 화석연료 공급 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이고요. 그런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국가의 현명한 판단과 대처에 시민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한 오늘입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
가격 상승을 억제함과 동시에 수요 자체를 줄이고자 여러 노력 또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그 시행이 한층 강화된 자동차 5부제는 오는 8일부터 2부제(홀짝제)로 더욱 강화되 백경릴게임 고, 민간 이용자들 또한 이용하는 공영주차장에 대해서도 5부제가 시행됩니다. 이처럼 중동의 정세는 우리 시민들의 일상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만, 이번 전쟁은 우리가 피부로 체감하는 것 이상의 영향력을 갖습니다. 석유는 연료이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물건들을 만드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원료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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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지품의 70%(질량 기준)는 석유제품입니다. 옷과 스마트폰, 지갑, 신용카드, 양말, 가방, 안경, 필기구 등 우리 자신을 둘러싼 물건의 대부분이 석유화학산업의 산물인 것이죠. 한국화학산업협회가 “우리 몸의 70%가 물인 것처럼, 석유화학산업은 생활밀착형 산업으로 황금성게임랜드 우리 일상에서 물과 공기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는 이유입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석유는 총 9억 3,157만 5천배럴. 이중 우리가 뉴스로 자주 접하는 연료로서의 석유(휘발유, 경유, LPG)를 모두 합친 것보다 화학산업의 원 뽀빠이릴게임 료로 쓰이는 납사의 비중은 훨씬 큽니다. 지난해 납사 소비량은 4억 3,460만 7천배럴로 전체 석유 소비의 46.7%를 차지했죠. 올해 1~2월까지의 통계를 보면, 납사의 비중은 무려 절반으로 더 컸습니다.
제품별 소비가 아닌 산업별(부문별) 소비 통계로 보더라도, 이는 뚜렷이 드러납니다. 지난해 화학제품업에서 쓰인 석유의 양은 무려 5억 3,630만 5천배럴. 우리나라의 전체 연간 소비량의 57.6%를 차지했습니다. 매일 도로를 누비는 온갖 자동차들이 석유를 태우고 있지만, 거기에 쓰인 2억 4,185만 7천배럴의 2.2배에 달하죠. 올해 1~2월 통계로 보더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두 달 사이 화학제품업에서만 9,241만 9천배럴의 석유가 쓰였는데, 이는 산업별(부문별) 소비량 2위인 도로(3,852만 8천배럴) 석유 소비의 2.4배 수준입니다.
국내 석유 소비의 절반이 휘발유나 경유 등 연료가 아닌 납사로 소비되는 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 탑티어'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이 탄력을 받으며 안 그래도 위기에 빠졌던 석유화학산업계가 이젠 원료 자체의 공급 위기에 빠진 것이고요. 우리는 석유를 통해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BTX와 같은 기초 유분을 만들고, 더불어 P-X, VCM, SM 등의 중간원료를 만듭니다. 에틸렌만 놓고 봐도, 우리나라의 2024년 에틸렌 생산 능력은 세계 4위에 이르고, 글로벌 시장의 5.7%를 점유했습니다.
우리의 산업구조는 기초 유분과 중간 원료 생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를 활용해 폴리에틸렌이나 PVC 등 합성수지, TPA나 카프로락탐과 같은 합섬원료, BR이나 SB-라텍스와 같은 합성고무, 초산이나 아세톤, 옥탄올 등 기타 화학제품을 만들고, 이를 가공해 각종 플라스틱 제품이나 섬유, 타이어, 페인트, 화장품, 식품 등을 만들어내죠.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지만, 원유에서 납사를, 납사에서 각종 원료 물질을, 그 원료 물질로 최종 소비재를 만듭니다. 이를 통해 톤당 125달러(납사 기준)로 들여온 납사의 가치가 종국엔 9천달러로 커지며 약 7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라는 것이 한국화학산업의 설명입니다. 그렇게 석유화학산업은 국내 제조업 가운데 생산액과 수출액 Top 5에 드는 주요 산업이 됐고요. 정부가 4~5월, 비축유 스와프를 통해 정유사들에 비축유를 빌려주고, 이후 유조선이 국내 도착했을 때 이를 상환하게 한 이유입니다.
2025년 기준, 원유 수입의 대부분을 중동(사우디 33.6%, UAE 11.4%, 이라크 10.4%, 쿠웨이트 8.5%, 카타르 4.4% 등)에 의존했고, 올해 1~2월까지도 국가별 수입 비중은 사우디 34%, UAE 12.9%, 이라크 9.6%, 카타르 3.5% 등 비슷한 구성이었습니다. 지난주 연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EU가 석유 수입에서 러시아 의존을 0.0%로 종결짓고, 수입원을 다변화했던 것을 설명해 드렸듯, '수입국 다변화'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우리나라와 해외 곳곳에서 다시금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원유 수입이 우리의 사회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수입국 다변화'를 넘어선 대응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연구실에서의 R&D를 넘어 실제 사업장에서 실증에 나섰던 열분해유(플라스틱을 열분해하여 다시 납사 등으로 만든 석유제품)나 기타 물리적 재활용 등과 같은 순환경제의 노력이 환경을 넘어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주목받게 됐습니다. 원유 수급 불안과 새로운 규제의 등장이라는 동시다발적인 '외부 충격'으로 그동안 '오랜 기간 해오던 대로' 이어오던 작업 또는 생산 방식이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내수용'보다 '수출용'의 성격이 큰 가운데, 원료물질의 수입 불안과 함께 오는 8월부터 EU에선 PPWR(Packaging and Packaging Waste Regulation, 포장 및 포장폐기물 규제)까지 시행됩니다. 오는 8월부터 유럽에 수출할 때, 과불화화합물을 식품 포장에 사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포장재에 대한 정보가 담긴 문서를 5~10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2028년부턴 티백이나 스티커 등에 퇴비화가 가능한 소재를 사용해야 하고, 2030년, 유형에 따라 플라스틱 포장의 최소 10~35%는 재생원료를 사용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원료로 재생원료를 쓰는 것을 넘어, 그렇게 만든 플라스틱 포장이 다시 재활용될 수 있어야만 합니다. EU의 재활용 가능 설계 규제에 따른 재활용 가능성 평가에서 A~C등급을 충족해야 하죠. 이러한 변화는 납사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업계뿐 아니라 그 결과물을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기타 제조업계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석유 제품 기준으로 봤을 때, 납사 다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경유-LPG-휘발유 순)입니다. 앞서 소비량 통계에서 살펴본 것처럼, 산업별(부문별)로 보더라도 화학제품업 다음으로 많은 소비가 일어나는 부문이 도로부문이죠. 석유화학산업에서의 공급 리스크 대응이 순환경제로 이어졌다면, 연료, 특히 도로수송부문에서의 공급 리스크 대응은 전기차로의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과거 여러 차례 연재에서 설명해 드린 것처럼, 전 세계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경기침체 등에 영향으로 증감을 거듭해왔지만, 전기차의 판매량은 그와 상관없이 해마다 늘어왔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2018년 연 8,200만대에 달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2020년 6,750만대로 10년 전인 2011년(6,712만대) 수준까지 줄었을 때, BEV(Battery Electric Vehicle, 배터리전기차)와 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의 판매량은 2018년 205만대에서 2019년 208만대, 2020년 297만대, 2021년 660만대, 2022년 1,020만대, 2023년 1,370만대, 2024년 1,750만대를 넘어서며 해마다 증가했죠.
그 결과, 2024년 전 세계 신차 판매에서 BEV의 비중은 22%에 달하게 됐고, BEV는 이제 전 세계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 가운데 4.5%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BEV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을 이끄는 주요 지역을 살펴봤을 때, 이러한 BEV 증가세를 이끈 것은 아태지역이었고, EU가 그 뒤를 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 지역의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국 상황을 보더라도, 2022년에 중국에서 처음으로 전체 운행차량 가운데 BEV의 비중이 5%를 돌파했고, 독일에서도 이듬해 5.2%를 기록하며 5%를 돌파했습니다. 2024년 기준, 중국내운행차량 중 BEV 비중은 11%를 기록하며 '전기차 두자릿수 시대'에 접어들었고, 독일도 꾸준한 증가 끝에 전체 운행차량의 6.5%가 BEV인 상태이죠. 원유 자원은 없고, BEV 관련 기술은 '글로벌 탑티어'임에도, 우리나라의 전기차 전환 속도는 공교롭게도 세계 최대 산유국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곧 '석유 소비 대체'를 의미합니다.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에너지기구)는 2024년 기준,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석유 소비 대체량이 580억lge(휘발유환산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전환으로 석유 소비량을 가장 많이 줄여낸 나라는 중국으로, 310억lge를 아껴냈죠. 한국과 마찬가지로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중국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석유화학산업과 그에 기반한 제조업의 위상은 그대로이거나 더 커지고, 이를 통해 꾸준히 부가가치를 생산하면서도, 해외에서 도입한 자국내 원유 가운데 '그저 쓰고(태우고) 사라지는' 연료로서의 석유 소비는 크게 줄여냈습니다. 이는 곧, 해마다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더라도 산업에서의 소비는 더 늘릴 수 있는, 그래서 원유 공급 불안 리스크를 헷지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일반 시민들의 자동차 이용엔 글로벌 유가 변동이나 공급 중단의 영향이 줄어들고, 석유화학산업이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할 여력은 커지는 한편, 가격 인상에 대한 리스크는 수출가격의 인상으로 일부 녹여낼 수 있으니까요.
온실가스 감축은 '덤'처럼 찾아옵니다. 2023년 현재 기준, 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내연기관차)와 BEV가 처음 생산부터 폐차 시기에 이르기까지 전과정의 배출량을 비교했을 때, ICE는 대당 46.1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반면, BEV는 평균 27.9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죠. 연료 연소 과정에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과 진동 등으로 잃어 효율이 30%에 그치는 ICE와 달리, 배터리팩의 담긴 에너지의 90%를 오롯이 자동차를 움직이는 데에 쓸 수 있는 BEV의 효율 덕분입니다. 더불어, 에너지전환으로 발전믹스의 청정화에 성과를 거둔 나라에선 대당 4.8톤 줄여내 차량의 제조부터 폐차에 이르기까지 23.1톤만 배출할 수도 있는 상황이죠.
IEA는 기술의 발전이 거듭되더라도 이처럼 ICE와 BEV의 격차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미 세계 각국이 발표한 정책에 기반해 2035년을 내다봤을 때, ICE의 전과정 배출량은 대당 평균 38.2톤으로 현재 대비 7.9톤 줄어들 전망입니다. BEV의 경우, 평균 25.5톤, 청정전력 전환에 앞선 국가에선 대당 평균 14.9톤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고요. 세계 각국이 선언한 내용을 이행한다는 가정 하에선, BEV의 전과정 배출량은 대당 평균 11.3~25.3톤으로 더 줄어들 전망입니다. 결국 화석연료 중심의 시스템에서 탈화석연료의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 속에 원료에서의 관건은 순환경제에, 연료에서의 관건은 전기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있는 것이죠.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량이 아직까지도 확연한 감소세로 접어들지 못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미약한 나라, 그런 와중에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 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 배터리와 전기차, 친환경 선박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패권을 거머쥔 기업들이 있는 나라… 그 나라에 에너지전환은 두 번 다시 없을 기회입니다. 그 나라에 지금의 중동산 화석연료 공급 위기는 위기이자 기회이고요. 그런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국가의 현명한 판단과 대처에 시민사회의 관심과 적극적인 목소리가 필요한 오늘입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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