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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관심이 대한민국으로 쏠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일 부산에서 6년 만에 마주 앉는다. 양국이 타협을 통해 긴장을 완화할지, 더 큰 분쟁과 갈등으로 이어질지 결정되는 결정적 순간이다.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목표로 한 것을 차근차근 달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위한 의지는 있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모호하다. 가시적 결과도 잘 보이지 않는다.
두 나라의 엇갈린 행보를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 지난 8월 미국에서 출간된 ‘Breakneck’이다. 저자 댄 왕은 제목을 통해 중국이 목이 부러질 것 삼성카드 주식
같은 속도로 바뀐다는 점을 강조한다. 미국과 중국의 차이를 변호사와 엔지니어라는 이분법으로 설명한다. 변호사는 무언가를 막는 것을 선호하는 데 비해 엔지니어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존재다. 과거 탁월한 산업적 성취를 보여주던 미국이 결과보다 절차를 중시하며, 일이 되도록 하는 것보다는 막는 것을 선호하는 리스크 회피 중심의 ‘변호사 국가’로 변화했다는 것이다2011주도주
. 야심 있는 인재들이 고위직으로 가는 지름길로 로스쿨을 선택하고, 변호사들이 행정과 정치를 장악하면서 서로의 발목을 잡는 사회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그래픽=김성규
대한민국은 어떤가. 2024년 선거 결과를 기준으적삼병
로 국회의원 가운데 61명이 법조계 출신이다. 전체 의원 중 20.3%. 국회에서 법조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꾸준히 상승해 왔다. 14대 국회에서는 8.4%이던 법조인은 지속적으로 높아져 18대 국회에서는 19.7%에 이르렀다. 이후 15% 수준으로 낮아지기도 했지만 22대에 20%를 넘어섰다. 우리와 비슷한 나라는 독일이다. 20대 연방 하원 의원 가운데 KG케미칼 주식
법조인은 22.8%(168명)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으며, 21대에도 18.7%(118명)로 20%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판사·검사·변호사를 모두 합하면 대략 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0.07%에 불과하다. 독일의 경우 변호사 숫자가 4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0.5%를 차지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양국 모두 특정 직업군이 입법부에서 과잉 대표되고 있다모바일 릴게임
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한민국과 달리 다른 국가에서는 정치권에서 법조인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의원 중 법조인 비율은 여전히 높은 30% 수준이지만 19세기 중반의 80%, 1960년대의 60%보다는 많이 낮아졌다. 프랑스도 19세기 말에는 전체 의원의 25%가 법조인이었고, 1960년대 중반에도 15% 수준이었지만 최근 6.2%로 하락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법조인의 공백을 주로 기업인 출신들이 메우고 있다.
지난 달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 개회식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복과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입법부에서 전문적 지식을 가진 법조인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법은 전부가 아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이견을 조정하고 상호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법은 새로 만들어지거나 개정될 수 있다. 우리 현실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적 기술은 사회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기 어렵다. 위계와 권위에 따른 일방적인 지시가 우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인이 기본 자질을 갖추려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정치적 숙련 과정 없이 국회로 직행한 법조 출신 정치인들이 증가하면서 정치를 ‘이기고 지는’ 문제로 간주하고 타협과 조정을 꺼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소개한 ‘Breakneck’은 2008년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을 비교한다. 중국은 3년 만에 360억달러의 예산으로 1318㎞ 노선을 개통했지만 미국은 2033년이 되어야 1단계 구간만 겨우 완공 예정이다. 각종 소송과 이의 제기, 반복되는 영향평가 및 끝없는 이해관계자 협의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쪽은 엔지니어들의 주도로 정신없이 바뀌고 있는데 다른 쪽은 모든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2025년 대한민국은 어느 쪽일까.
독일은 45.4세로 젊은 의회, 우리는 56.3세로 고령화...
20대 없고 30대도 5.7%뿐
독일 의회. /로이터 연합
대한민국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6.3세로 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둘째로 높다. 정치인 연령이 가장 높은 미국의 경우 하원 의원 평균 연령 58세, 상원 의원은 65세에 이른다. 미국 정치를 노인 정치(gerontocracy)라 부르기도 한다. 유권자들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경험과 관점을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정치인의 연령을 올리는 데 작용한다. 미국은 현역 의원의 재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정치인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현역 미 하원 의원의 3분의 1은 예비선거에서 경쟁자 없이 무투표로 본선에 나섰다. 지역적으로 특정 정치 세력 지지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부족해지고 연령을 끌어올린다.
반면 유럽 정치인들은 젊다. 독일이 45.4세로 가장 젊으며 영국, 프랑스 모두 50대 미만이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30대 의원 비율은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이 낮은 이유는 다당제와 비례대표제 위주의 선거 제도, 기존 정당의 쇠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존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정당과 인물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유럽 정치인들은 젊어지고 있다.
한국은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청년 정치인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20대 국회의원은 없고 30대 의원도 5.67%에 불과하다. 현역 의원에게 유리한 정치 후원금 제도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특정 연령대에 취업, 결혼을 해야 한다는 ‘연령 규범’도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20~30대에 정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면 인생이 망가진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양당 구도가 유지되는 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성 정치인들을 추종해야 하지만 이는 청년 정치인에게 기대되는 차별성을 축소시킨다. 결국 변화를 원하는 또래 청년 유권자들이 청년 정치인들을 지지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초선 의원 항상 40% 넘어... 입법 효율 떨어진다
대한민국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높은 초선 의원 비율이다. 2000년대 이후 실시된 모든 총선에서 초선 의원은 매번 40%를 넘어섰다. 유권자들이 기성 정치인을 싫어하고 참신한 정치인을 선호한다는 인식하에 선거 때마다 현역 의원 ‘물갈이’에 나선 결과다. 실제로 2008년 18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 총선까지 세 차례 모두 현역 의원 교체율이 높은 정당이 승리했다.
국회 운영 시스템과 입법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초선 의원들의 대거 입성은 국회의 입법 효율성 저하 원인으로 작용한다. 정책 현안과 필요성을 인식하는 다선 의원들이 교체되면서 입법과 정책 논의는 매번 원점에서 시작되고 시대가 요구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초선 의원들의 참신함은 금방 사라지고 4년 후에는 다시 퇴진론과 물갈이론이 힘을 얻는다. 다선이라는 이유로 상임위원회 간사나 위원장을 지낸 의원들이 퇴진하면서 이들의 경험과 노하우는 사라진다. 초선 의원들 역시 복잡하고 낯선 대화와 타협으로 성과를 내려 노력하기보다는 과격한 발언과 돌출 행동으로 이목을 끄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노하우를 갖춘 인력 지원이 있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 능력과 정책 현안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갖춘 인력을 당 차원에서 꾸준히 키워내야 한다. 하지만 정당들은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야 인재 영입과 수혈에 나서고 있다. “바꿔”라는 구호는 강렬하지만 ‘무엇을’ ‘어떻게’라는 구체적 질문이 결여된 상황에서의 교체는 ‘바꿔봐야 별수 없다’는 정치 혐오만 조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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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과 달리 다른 국가에서는 정치권에서 법조인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의원 중 법조인 비율은 여전히 높은 30% 수준이지만 19세기 중반의 80%, 1960년대의 60%보다는 많이 낮아졌다. 프랑스도 19세기 말에는 전체 의원의 25%가 법조인이었고, 1960년대 중반에도 15% 수준이었지만 최근 6.2%로 하락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법조인의 공백을 주로 기업인 출신들이 메우고 있다.
지난 달 1일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 개회식에서 여야 의원들이 한복과 검은색 정장을 입고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입법부에서 전문적 지식을 가진 법조인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치에서 법은 전부가 아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이견을 조정하고 상호 만족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다. 이 과정에서 법은 새로 만들어지거나 개정될 수 있다. 우리 현실에서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적 기술은 사회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기 어렵다. 위계와 권위에 따른 일방적인 지시가 우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인이 기본 자질을 갖추려면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정치적 숙련 과정 없이 국회로 직행한 법조 출신 정치인들이 증가하면서 정치를 ‘이기고 지는’ 문제로 간주하고 타협과 조정을 꺼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소개한 ‘Breakneck’은 2008년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고속철도 건설을 비교한다. 중국은 3년 만에 360억달러의 예산으로 1318㎞ 노선을 개통했지만 미국은 2033년이 되어야 1단계 구간만 겨우 완공 예정이다. 각종 소송과 이의 제기, 반복되는 영향평가 및 끝없는 이해관계자 협의 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한쪽은 엔지니어들의 주도로 정신없이 바뀌고 있는데 다른 쪽은 모든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저자는 한탄한다. 2025년 대한민국은 어느 쪽일까.
독일은 45.4세로 젊은 의회, 우리는 56.3세로 고령화...
20대 없고 30대도 5.7%뿐
독일 의회. /로이터 연합
대한민국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6.3세로 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둘째로 높다. 정치인 연령이 가장 높은 미국의 경우 하원 의원 평균 연령 58세, 상원 의원은 65세에 이른다. 미국 정치를 노인 정치(gerontocracy)라 부르기도 한다. 유권자들은 다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경험과 관점을 정치에 반영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게 정치인의 연령을 올리는 데 작용한다. 미국은 현역 의원의 재선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정치인의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현역 미 하원 의원의 3분의 1은 예비선거에서 경쟁자 없이 무투표로 본선에 나섰다. 지역적으로 특정 정치 세력 지지가 많아지면서 경쟁이 부족해지고 연령을 끌어올린다.
반면 유럽 정치인들은 젊다. 독일이 45.4세로 가장 젊으며 영국, 프랑스 모두 50대 미만이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30대 의원 비율은 3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연령이 낮은 이유는 다당제와 비례대표제 위주의 선거 제도, 기존 정당의 쇠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기존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정당과 인물에 투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유럽 정치인들은 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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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의원 항상 40% 넘어... 입법 효율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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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과 노하우를 갖춘 인력 지원이 있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입법 능력과 정책 현안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갖춘 인력을 당 차원에서 꾸준히 키워내야 한다. 하지만 정당들은 선거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야 인재 영입과 수혈에 나서고 있다. “바꿔”라는 구호는 강렬하지만 ‘무엇을’ ‘어떻게’라는 구체적 질문이 결여된 상황에서의 교체는 ‘바꿔봐야 별수 없다’는 정치 혐오만 조장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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