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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준 시인이 공중에도 바닥이 있다던 계절, 윤동주 시인이 하늘을 보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던 계절. 가을이다. 초록은 노랑과 파랑을 섞은 색인데, 초록 잎들이 가을 하늘에다 자신이 가진 파랑을 보태 주는 모양이다. 바닥이 노란 이 계절에 어울리는 그림책으로 이미 몇 번이나 눈으로 녹여 먹은 ‘알사탕’을 다시 집어 든다. 책을 열면 잘 익은 가을이 들어 있다.
동동이는 늘 혼자 구슬치기를 한다. 새 구슬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가 크기도 색깔도 다양한 알사탕 여섯알을 사 온 동동이. 그런데 사탕을 하나씩 먹을 때마다 신기한 소리가 들린다. 거실 소파 무늬를 닮은 알사탕을 먹었더니 소파가 말청보산업 주식
을 걸고, 반려견 구슬이의 털 빛깔을 닮은 사탕을 먹는 동안에는 구슬이의 말이 들린다. 아빠 수염을 닮은 까칠한 사탕을 먹었더니, 밀물 같던 잔소리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 놓인 아빠의 진심이 들린다. 사랑한다는 그 마음의 소리가 끊임없이 넘쳐흘러 물결처럼 동동이에게 가 닿는 모습이 애틋하다. 풍선껌이 든 분홍색 사탕으로는 돌아가신 그리운 할머니와 말풍선일성건설 주식
처럼 이어지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붉은 기가 도는 노란 알사탕은 밖에서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찬란한 햇살처럼 떨어지는 단풍잎 비에서 다정한 인사가 쏟아진다. 아름답고 따뜻해서 가슴이 뻐근해지는 장면이다. 마지막 남은 투명한 사탕은 아무리 빨아도 조용해서, 동동이가 소리를 내기로 한다. “나랑 같이 놀래?”
“나는 혼자 논다”라는 온라인 릴게임 정보
허전한 여섯 글자로 시작한 책이 여섯개의 알사탕을 거쳐 “나랑 같이 놀래?”라는 흐뭇한 여섯 글자에 이르는 동안 우리 마음도 다정한 색깔로 곱게 물든다. 우리는 동동이처럼 마음 표현에 애를 먹고, 동동이네 아빠처럼 속마음과는 다른 말부터 내뱉는다. 인간관계는 구슬치기 같다. 서로 부딪치고 밀어내며 데굴데굴 외롭게 구른다. 하지만 구슬인 우리가 알사탕처럼 마바이로메드 주식
법을 부려 서로의 마음을 듣고 마지막 사탕처럼 용기 내어 입을 연다면, 우리는 결국 책 속 두 어린이처럼 나란히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소통하자는 말이 밑도 끝도 없이 내 게시물에 반응해 달라는 말로 뜻이 비틀려 있는 요즘, 아직 의미가 퇴색되지 않은 단어로 ‘경청’을 좋아한다. 동동이는 바가지머리로 귀를 덮고 있는데, 사탕을 먹고 새로운실전주식투자동호회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귀가 드러난다. 사물도, 동물도, 식물도, 동동이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동동이는 열심히 듣는다. 귀와 마음을 열면 세상을 떠난 사람과 언제든, 마치 다시 씹으려고 어딘가에 붙여 둔 풍선껌처럼 마음먹을 때마다 정겨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만물에는 의미가 깃들어 있고 늘 우리에게 다정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외롭지 않다. 입은 하나인데 귓구멍이 두개나 있는 건 일단 잘 좀 들으라는 조물주의 메시지일 것이다. 너와 나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만물의 소리도 좀 들어보자. 버스 정류장에서 늘 마주치는 가로수가 뭐라고 하는지부터 들어보면 어떨까. 나무들이 우리에게 건네는 말이 책에서처럼 축복 같은 인사가 아니라 고통스러운 저주가 되기 전에 말이다. 가을에 들리는 바스락 소리는 먼저 떨어진 잎이 나중에 떨어지는 잎을 안아주는 소리다. 그렇게 서로의 바닥이 되어주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이 가을이 한층 아름답지 않을까.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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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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