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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교회는 초기에 온라인 교회를 지향했다. 그러나 공동체를 이루고 실험적인 예배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고정된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방배동 인근 상가를 구했다. 교회를 싫어하는 건물주가 많아서 임대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사진 제공 안녕교회
안녕하지 못한 교인들
"안녕들 하십니까."
시작은 스물일곱 살 대학생이 무료릴게임 붙인 대자보였다. 13년 전, 대학가를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안녕하십니까' 열풍. 불을 붙인 중앙대 08학번 학생은 대자보에서 노동자 대량 해고, 민영화, 비정규직 등 하 수상한 세상 문제를 지적하며 동료 학생들에게 안녕을 물었다.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중략)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안녕"은 누구나 일상에서 자주 쓰는 인사말이다. 자주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이 사실이 되는 건 아니다. 말로는 사실이 아닌 걸 사실로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사실을 드러낼 때도 있다. 모두가 관습처럼 안녕이라고 말할 때, 정말 릴게임황금성 안녕한지 되묻는 한 대학생의 말이 안녕하지 못한 사회의 허상을 걷어낸 것처럼.
전수희 목사가 3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 이름을 '안녕'이라고 지을 때, 대자보 열풍처럼 대단한 바람을 일으킬 계획인 건 아니었다. 맥락은 비슷했다.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안녕하지 못한 교회 내부 현실을 전 목사는 교역자로 지내며 몸소 경험했다. 교역자 바다이야기2 들은 각종 사역과 훈련, 프로그램에 쫓겨 늘 지쳐 있었고, 그중에는 몸이 안 좋아지면서 마음과 영혼도 병든 이들이 있었다. 교인들도 비슷했다. 섬김, 봉사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기쁨과 쉼을 누리지 못하고 소진되는 교인들. 특히 청년들이 그랬다.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기쁨과 평안을 누려야 할 교회에서 다들 릴게임골드몽 왜 그렇지 못할까. 개척을 앞두고 교회의 비전과 이름을 놓고 6개월간 기도했는데, 결국에는 '안녕'이었다. 전 목사는 <뉴스앤조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일상처럼 쓰는 안녕이라는 말은 구약에서는 샬롬이고 신약에서는 에이레네잖아요. 안녕은 삶의 작은 부분부터 모든 영역까지 온전한 평화를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안녕교회는 '나'와 '우리', 그리고 '창조 세계'의 안녕을 추구합니다."
제일 처음 '나'가 등장하는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이나 사역, 성과를 위해 나를 돌보지 못하고 갈아 넣는 사람들. 전 목사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나를 소외시킨 채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 사랑을 말하고 하나님나라를 꿈꿀 수 있을까. 그런 나를 하나님이 기뻐할까. 무너진 나의 안녕이 먼저이자, 사역의 시작이어야 했다. 그래야 이웃과 창조 세계 안녕을 말할 수 있다고 전 목사는 말했다.
"안녕교회가 앞길이 막막한 시대에 길을 인도하는 작은 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별은 크지 않아도 됩니다. 제자리에 있기만 해도 사람들은 방향을 잡고 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교회의 제자리는 어디입니까? 서로가 good life를 살도록 도와 주는 곳이 교회의 제자리입니다. 서로의 샬롬을 이루어 가는 곳. 좋은 삶이란 서로 착취하고 착취당하는 관계에서 벗어나서 공감하고 서로 돕는 삶입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서로 다투고 경쟁합니다. 의로움마저 서로 자기 것이라고 '내가 옳다'고 서로 다툽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자원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이룰 때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안녕교회 설립 예배에서 김은정 목사가 한 설교 중)
전수희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안녕교회는 모든 예배를 교인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몸으로 드리는 예배
서울 방배동에 있는 안녕교회를 2월 8일 방문했다. 이수역에서 나와 10분간 주택가를 걸으면 '카페 골목'으로 유명한 거리가 나온다. 안녕교회는 골목 입구 작은 상가 2층에 둥지를 텄다. 예배당 유리문을 열자, 햇빛을 품은 아치형 스테인드글라스가 파랗고 노란 기운을 빈 공간에 퍼뜨리고 있었다. 책상 위 초록색 보를 덮어 만든 제단 한 가운데 나무 십자가와 나무 접시, 도자기 잔이 놓였고, 그 안에 담긴 빵과 포도주가 예배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안녕교회는 매주 실험적인 방식의 예배를 드린다. 오늘 주제는 '교회학교와 함께 드리는 움직임 예배.' 몸을 쓰고 움직이고 감각하는 시간을 예배 중간에 배치했다.
"안녕 안녕 안녕 교회, 함께 모여요~. 안녕 안녕 안녕 교회, 인사 나눠요~."
예배 시작과 함께 안녕교회 주제송을 부르고 난 뒤, 전수희 목사는 교인들에게 가능한 사람은 자리에 일어나라고 권했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우리를 지으시고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리의 몸을 존중하며 각자의 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고자 합니다. 두 다리가 바닥을 잘 딛고 있다는 걸 한번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발바닥과 땅의 느낌을 잘 기억하면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눈을 감고 가슴과 허리를 열어 일자로 섰다. 어깨에 쌓인 긴장을 풀고 손은 처지지도 그렇다고 아주 의식하지도 않을 만큼 폈다. 나무 장판 위 두 발이 마치 바닥을 밀고 있는 것처럼 서 있는 느낌에 집중했다. 전 목사는 한 호흡 한 호흡 천천히 숨을 쉬듯 다음 동작을 안내했다.
"우리 몸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손은 다른 이를 밀어내고, 우리의 발은 정의의 길에서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귀는 아픔의 소리를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흔들리는 가운데 우리를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해 봅시다. 한 발로 설 때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곧게 설 수 있는지, 우리는 또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겠습니다."
발을 들자 속절 없이 몸이 요동쳤다. 뗀 발을 바닥에 다시 붙였다 떼기를 수차례. 양 팔을 들어도 감은 눈을 떠도 발을 바꿔도 위태로운 몸을 진정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작은 변화에도 사람은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걸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움직임은 몇 분간 동작을 바꿔가며 계속됐다.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고, 무릎을 번갈아 들어 굽혔다 펴고, 양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원을 그리고 몸을 크게 돌렸다. 동작을 반복할 때마다 호흡이 가빠졌다. 관절이 풀리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우리의 몸이 우주의 성전임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예배로 나아가자고 전 목사가 말했다.
몸의 기도 시간이 끝나니 땀이 나고 숨이 찼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안녕교회 예배들
안녕교회는 스스로를 '급변하는 시대의 실험적 교회'라고 정의한다. 매주 같은 형식으로 예배를 드리지 않고 예전적 온라인 예배(첫째 주), 움직임 예배(둘째 주), 에큐메니컬 온라인 예배(셋째 주), 식탁 예배(넷째 주) 등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습으로 예배를 준비한다. 찬양과 기도, 설교와 성찬 등 소중한 전통은 존중하고 지키되, 오늘날 우리들 상황에 공명하는 형태를 덧붙였다.
전 목사는 새 교인들에게 제공하는 예배 안내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안녕교회는 한국교회의 가부장적 문화와 수직적 구조가 만들어 온 불편하고 답답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가 익숙한 방식만을 반복할 때, 복음이 지닌 생명력과 해방의 힘이 가려질 수 있음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래서 안녕교회는 처음부터 수평적 문화와 열린 구조를 지향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교회의 모습을 다시 그려 가고 있습니다."
기존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교회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건 바로 한 사람의 역량과 카리스마에 집중된 구조 때문이기에. 그러나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작은 개척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고 여력도 안 됐다. 그러다 찾은 답이 예배였다.
교회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예배. 모든 교인이 매주 비슷한 형태로 반복해서 참여하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시간. "예배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교회는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많은 사람이 수평적이나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예배 형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 목사는 말했다.
다양한 형식은 다양한 하나님을 만나게 한다. 하나님이 여러 존재라는 말은 아니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통로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자리에 앉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입으로 고백할 때 경험하는 하나님은 익숙하다. 사유와 묵상 속에서 만나는 하나님도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땀을 흘릴 때 가쁜 숨을 내쉴 때 근육과 관절을 조이고 늘릴 때 느끼는 하나님은? 맛있는 음식 냄새와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으로 다가오는 하나님은?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측량할 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로 고백하지만, 하나님께 도달하는 방식에 관하여는 여러 제약을 두는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가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분이잖아요. 우리의 생각과 상상의 모든 것을 다 뛰어넘는 분이시죠. 그렇다면 그런 하나님을 만나는 방법도 좀 더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좀 더 색다르게, 더 깊이 있게, 더 넓게 하나님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과정에서 우리의 신앙과 삶 역시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전수희 목사에게 예배 사진을 요청하니까 교인들의 얼굴이 안 나오는 사진만 보내 줬다. 교인들의 초상권을 지켜 주기 위해서. 그가 평소 교인들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느껴졌다. 사진 제공 안녕교회
모두가 안녕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건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 해도 한 사람 혹은 소수가 주도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 권위나 위계를 형성할 여지가 있다. 결국에는 다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문화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안녕교회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목사는 주로 예배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역은 교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만들고 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지역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진행했다. 성탄절에는 '안녕 마켓'이라는 중고 장터를 열어 수익금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어린이들을 후원했다. 교회에 몇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 교회학교도 개설했다. 매년 워크숍에서 교인들이 낸 의견이 사역에 반영된 결과다.
전수희 목사는 혹시나 교회 사역이라는 명목으로 교인들이 힘들어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새로운 사역 이야기도 거의 제안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교인들이 올해는 어떤 활동을 하자고 활발하게 제안하는 편인데, 매년 교인 총회와 워크숍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 외에도 안녕교회가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하나 더 있다. 교육이다. 안녕교회는 정관에 "교인은 연 1회 이상 성인지 감수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에 참여한다"고 교인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작년에도 기독교반성폭력센터 활동가들을 초청해 설교와 강의를 요청했다. 개인 사정으로 교육에 참석하지 못한 교인은 온라인 영상으로 꼭 듣게 한다.
안녕교회가 보이고 있는 실험적인 예배와 수평적인 조직은 완성된 모델이 아니다.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앙의 언어와 공동체의 형식을 탐색하겠다는 고백이라고 전 목사는 말한다.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 출발한 안녕교회의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길에 많은 교회와 기독교인이 함께하길 바라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녕.
안녕하지 못한 교인들
"안녕들 하십니까."
시작은 스물일곱 살 대학생이 무료릴게임 붙인 대자보였다. 13년 전, 대학가를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안녕하십니까' 열풍. 불을 붙인 중앙대 08학번 학생은 대자보에서 노동자 대량 해고, 민영화, 비정규직 등 하 수상한 세상 문제를 지적하며 동료 학생들에게 안녕을 물었다.
"침묵하길, 무관심하길 강요받은 것이 우리 세대 아니었나요? ( 바다이야기비밀코드 중략) 저는 다만 묻고 싶습니다. 안녕하시냐고요. 별 탈 없이 살고 계시냐고요."
"안녕"은 누구나 일상에서 자주 쓰는 인사말이다. 자주 말한다고 해서 그 말이 사실이 되는 건 아니다. 말로는 사실이 아닌 걸 사실로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사실이 아닌 사실을 드러낼 때도 있다. 모두가 관습처럼 안녕이라고 말할 때, 정말 릴게임황금성 안녕한지 되묻는 한 대학생의 말이 안녕하지 못한 사회의 허상을 걷어낸 것처럼.
전수희 목사가 3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 이름을 '안녕'이라고 지을 때, 대자보 열풍처럼 대단한 바람을 일으킬 계획인 건 아니었다. 맥락은 비슷했다.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안녕하지 못한 교회 내부 현실을 전 목사는 교역자로 지내며 몸소 경험했다. 교역자 바다이야기2 들은 각종 사역과 훈련, 프로그램에 쫓겨 늘 지쳐 있었고, 그중에는 몸이 안 좋아지면서 마음과 영혼도 병든 이들이 있었다. 교인들도 비슷했다. 섬김, 봉사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기쁨과 쉼을 누리지 못하고 소진되는 교인들. 특히 청년들이 그랬다.
하나님 안에서 모두가 기쁨과 평안을 누려야 할 교회에서 다들 릴게임골드몽 왜 그렇지 못할까. 개척을 앞두고 교회의 비전과 이름을 놓고 6개월간 기도했는데, 결국에는 '안녕'이었다. 전 목사는 <뉴스앤조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일상처럼 쓰는 안녕이라는 말은 구약에서는 샬롬이고 신약에서는 에이레네잖아요. 안녕은 삶의 작은 부분부터 모든 영역까지 온전한 평화를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생각해요. 안녕교회는 '나'와 '우리', 그리고 '창조 세계'의 안녕을 추구합니다."
제일 처음 '나'가 등장하는 이유가 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이나 사역, 성과를 위해 나를 돌보지 못하고 갈아 넣는 사람들. 전 목사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다. 나를 소외시킨 채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 사랑을 말하고 하나님나라를 꿈꿀 수 있을까. 그런 나를 하나님이 기뻐할까. 무너진 나의 안녕이 먼저이자, 사역의 시작이어야 했다. 그래야 이웃과 창조 세계 안녕을 말할 수 있다고 전 목사는 말했다.
"안녕교회가 앞길이 막막한 시대에 길을 인도하는 작은 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별은 크지 않아도 됩니다. 제자리에 있기만 해도 사람들은 방향을 잡고 길을 찾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교회의 제자리는 어디입니까? 서로가 good life를 살도록 도와 주는 곳이 교회의 제자리입니다. 서로의 샬롬을 이루어 가는 곳. 좋은 삶이란 서로 착취하고 착취당하는 관계에서 벗어나서 공감하고 서로 돕는 삶입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서로 다투고 경쟁합니다. 의로움마저 서로 자기 것이라고 '내가 옳다'고 서로 다툽니다. 그러나 하나님 안에서 우리의 자원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교회를 이룰 때 나의 것을 나눌 수 있다고 고백합니다." (안녕교회 설립 예배에서 김은정 목사가 한 설교 중)
전수희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안녕교회는 모든 예배를 교인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한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몸으로 드리는 예배
서울 방배동에 있는 안녕교회를 2월 8일 방문했다. 이수역에서 나와 10분간 주택가를 걸으면 '카페 골목'으로 유명한 거리가 나온다. 안녕교회는 골목 입구 작은 상가 2층에 둥지를 텄다. 예배당 유리문을 열자, 햇빛을 품은 아치형 스테인드글라스가 파랗고 노란 기운을 빈 공간에 퍼뜨리고 있었다. 책상 위 초록색 보를 덮어 만든 제단 한 가운데 나무 십자가와 나무 접시, 도자기 잔이 놓였고, 그 안에 담긴 빵과 포도주가 예배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안녕교회는 매주 실험적인 방식의 예배를 드린다. 오늘 주제는 '교회학교와 함께 드리는 움직임 예배.' 몸을 쓰고 움직이고 감각하는 시간을 예배 중간에 배치했다.
"안녕 안녕 안녕 교회, 함께 모여요~. 안녕 안녕 안녕 교회, 인사 나눠요~."
예배 시작과 함께 안녕교회 주제송을 부르고 난 뒤, 전수희 목사는 교인들에게 가능한 사람은 자리에 일어나라고 권했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우리를 지으시고 생명의 숨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지으신 우리의 몸을 존중하며 각자의 몸으로 하나님 앞에 서고자 합니다. 두 다리가 바닥을 잘 딛고 있다는 걸 한번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우리로 하여금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존재로 만드셨습니다. 발바닥과 땅의 느낌을 잘 기억하면서 하나님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눈을 감고 가슴과 허리를 열어 일자로 섰다. 어깨에 쌓인 긴장을 풀고 손은 처지지도 그렇다고 아주 의식하지도 않을 만큼 폈다. 나무 장판 위 두 발이 마치 바닥을 밀고 있는 것처럼 서 있는 느낌에 집중했다. 전 목사는 한 호흡 한 호흡 천천히 숨을 쉬듯 다음 동작을 안내했다.
"우리 몸은 주님의 거룩한 성전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습니다. 우리의 손은 다른 이를 밀어내고, 우리의 발은 정의의 길에서 멀어지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귀는 아픔의 소리를 외면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흔들리는 가운데 우리를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해 봅시다. 한 발로 설 때 우리의 존재가 얼마나 곧게 설 수 있는지, 우리는 또 얼마나 흔들리고 있는지 몸으로 직접 경험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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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은 몇 분간 동작을 바꿔가며 계속됐다.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고, 무릎을 번갈아 들어 굽혔다 펴고, 양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원을 그리고 몸을 크게 돌렸다. 동작을 반복할 때마다 호흡이 가빠졌다. 관절이 풀리고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우리의 몸이 우주의 성전임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예배로 나아가자고 전 목사가 말했다.
몸의 기도 시간이 끝나니 땀이 나고 숨이 찼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안녕교회 예배들
안녕교회는 스스로를 '급변하는 시대의 실험적 교회'라고 정의한다. 매주 같은 형식으로 예배를 드리지 않고 예전적 온라인 예배(첫째 주), 움직임 예배(둘째 주), 에큐메니컬 온라인 예배(셋째 주), 식탁 예배(넷째 주) 등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모습으로 예배를 준비한다. 찬양과 기도, 설교와 성찬 등 소중한 전통은 존중하고 지키되, 오늘날 우리들 상황에 공명하는 형태를 덧붙였다.
전 목사는 새 교인들에게 제공하는 예배 안내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안녕교회는 한국교회의 가부장적 문화와 수직적 구조가 만들어 온 불편하고 답답한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교회가 익숙한 방식만을 반복할 때, 복음이 지닌 생명력과 해방의 힘이 가려질 수 있음을 경험해 왔습니다. 그래서 안녕교회는 처음부터 수평적 문화와 열린 구조를 지향하며, 새로운 시도를 통해 교회의 모습을 다시 그려 가고 있습니다."
기존 남성 중심의 권위적인 교회 구조를 바꾸고 싶었다. 모두가 안녕하지 못한 건 바로 한 사람의 역량과 카리스마에 집중된 구조 때문이기에. 그러나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 작은 개척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고 여력도 안 됐다. 그러다 찾은 답이 예배였다.
교회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이 되는 예배. 모든 교인이 매주 비슷한 형태로 반복해서 참여하는 보편적이면서도 특수한 시간. "예배가 바뀌지 않으면 결국 교회는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여성주의 관점에서 많은 사람이 수평적이나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예배 형태를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 목사는 말했다.
다양한 형식은 다양한 하나님을 만나게 한다. 하나님이 여러 존재라는 말은 아니고, 하나님을 경험하는 통로가 늘어난다는 의미다. 자리에 앉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며 입으로 고백할 때 경험하는 하나님은 익숙하다. 사유와 묵상 속에서 만나는 하나님도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땀을 흘릴 때 가쁜 숨을 내쉴 때 근육과 관절을 조이고 늘릴 때 느끼는 하나님은? 맛있는 음식 냄새와 사각사각 씹히는 식감으로 다가오는 하나님은?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측량할 수 없는 초월적인 존재로 고백하지만, 하나님께 도달하는 방식에 관하여는 여러 제약을 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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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희 목사에게 예배 사진을 요청하니까 교인들의 얼굴이 안 나오는 사진만 보내 줬다. 교인들의 초상권을 지켜 주기 위해서. 그가 평소 교인들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느껴졌다. 사진 제공 안녕교회
모두가 안녕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건 혼자만의 힘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 해도 한 사람 혹은 소수가 주도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 권위나 위계를 형성할 여지가 있다. 결국에는 다수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문화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 안녕교회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 목사는 주로 예배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역은 교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만들고 있다.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지역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을 진행했다. 성탄절에는 '안녕 마켓'이라는 중고 장터를 열어 수익금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어린이들을 후원했다. 교회에 몇 안 되는 아이들을 위해 교회학교도 개설했다. 매년 워크숍에서 교인들이 낸 의견이 사역에 반영된 결과다.
전수희 목사는 혹시나 교회 사역이라는 명목으로 교인들이 힘들어 하는 건 아닌지 걱정한다. 새로운 사역 이야기도 거의 제안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교인들이 올해는 어떤 활동을 하자고 활발하게 제안하는 편인데, 매년 교인 총회와 워크숍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다.
자발적인 참여 외에도 안녕교회가 수평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하나 더 있다. 교육이다. 안녕교회는 정관에 "교인은 연 1회 이상 성인지 감수성 및 성폭력 예방 교육에 참여한다"고 교인의 권리와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작년에도 기독교반성폭력센터 활동가들을 초청해 설교와 강의를 요청했다. 개인 사정으로 교육에 참석하지 못한 교인은 온라인 영상으로 꼭 듣게 한다.
안녕교회가 보이고 있는 실험적인 예배와 수평적인 조직은 완성된 모델이 아니다. 우리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앙의 언어와 공동체의 형식을 탐색하겠다는 고백이라고 전 목사는 말한다.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 출발한 안녕교회의 여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이 길에 많은 교회와 기독교인이 함께하길 바라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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