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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admin@gamemong.info
강원 정선의 소금강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424번 지방도로. 국토부가 대한민국 관광도로로 지정한 ‘별구름길’의 하이라이트 구간이다. 그림 같은 협곡 사이를 지나는 근사한 길이지만, 간혹 화물차가 한 대씩 다닐 정도로 한적하다.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길이다.
정선·태백·삼척=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국토교통부가 ‘대한민국 관광도로’를 지정했다. 첫 번째 국가지정 관광도로다. 여기서 ‘관광도로’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길 자체가 여행이 되는’ 드라이브 코스를 말한다. 도로법에 따라 도로관리청 바다이야기부활 이 신청하고 국토부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도로관리청이 신청한 35개 노선 중 국토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관광도로는 6개. 전남, 전북, 경남, 충북, 강원, 제주가 하나씩 나눠 가졌다. 관광도로는 대부분 내로라하는 자연경관의 명소를 끼고 달린다. 전남 여수·고흥의 ‘백리섬섬길’은 다도해를, 전북 무주의 ‘자연품길’은 덕유산을, 경남 함양의 ‘지리산풍경길’은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지리산을, 제천의 ‘청풍경길’은 청풍호를 끼고 달린다. 보통 길 하나에 큼직한 명소 하나씩이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 강원 정선·태백의 ‘별구름길’의 경우는 좀 다르다.
강원의 별구름길은 정선과 태백의 경관 명소에다 쇠퇴한 폐광의 흔적을 이었다. 단순한 경관 감상을 넘어서 산업 유산을 지역경제와 직접 연계하는 ‘체험형 관광 루트’를 지향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한다.
쇠퇴한 폐광지역인 정선과 태백, 삼척의 석탄산업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명소를 연결해 새로운 관광가치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6개 관광도로 중 별구름길을 선택했던 건 이런 무게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겨울에 가장 어울리는 길’이라서다. 이 길은 ‘겨울에도’ 좋은 길이 아니라 ‘겨울이라서’ 더 근 백경게임 사한 길이다.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그 길로 안내한다.
# 아껴서 읽듯이 가고 싶은 길
먼저 지도를 꺼내 ‘별구름길’ 노선을 확인해보자. 출발지점은 강원 정선의 ‘정선 제2교 사거리’다. 주소로는 정선읍 봉양리 34-11. 회전교차로로 빨려 들어가는 것으로 별구름길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바다이야기꽁머니 별구름길은 정선을 딛고 태백을 넘어 삼척까지 가면서 국도와 지방도, 시도를 번갈아 탄다. 국도는 59번과 38번, 31번을, 지방도는 28번, 424번, 414번, 427번을 타고 간다.
국도든 지방도로든 짝수 번호의 도로는 동서를 잇고, 홀수 번호는 남북을 잇는다. 길 위에서 짝수와 홀수 번호 도로가 번갈아 나온다. 강원 중부내륙을 관광도로가 종횡무진 누빈다는 얘기다.
대략 정리한 별구름길 드라이브 코스는 이렇다.정선읍-화암동굴-화암약수-백전물레방아-삼탄아트마인-만항재-어평재휴게소-구문소-철암탄광역사촌-미인폭포. 드라이브 코스의 총연장 거리는 100㎞. 앞만 보고 달린다면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가는 곳마다 이야기와 경관이 소매를 붙드는 바람에 좀처럼 속도를 낼 수 없다.
속도가 늦춰진대도 조바심 낼 건 없다. 드라이브가 ‘얼른 해치워야 할 숙제’는 아니지 않은가. 천천히 달리면 그곳에서 느린 속도로 사는 사람들이 비로소 보인다. 한 줄 한 줄 밑줄 쳐가며 아껴 읽고 싶은 책 같은 길. 그 길을 달린다.
별구름길이 넘어가는 강원 정선의 만항재는 겨울 설경의 명소 중 명소다. 제설작업이 워낙 신속하게 이뤄지는 곳이라 ‘싱싱한 설경’을 볼 수 있다.
# 별구름길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기
별구름길 드라이브 코스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믿을 건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포털사이트 지도 앱의 전자지도다.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전자지도에 출발지와 종착지를 먼저 입력해놓고 경유지를 순서대로 삽입하면, 코스를 완벽하게 안내해준다.
자, 따라서 해보자. 출발지점은 ‘정선읍 봉양리 34-11’이고 도착지점은 ‘삼척 심포리 산 114-11’이다.
그리고 입력해야 할 중간 경유지 다섯 곳을 적어넣어야 한다.소금강전망대, 노나무재터널, 만항재, 구문소, 철암탄광역사촌. 주의해야 할 건 경유지를 순서대로 배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다음은 내비게이션이 순서대로 안내하는 경유지를 따라 달리기만 하면 된다.
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관광도로 주변에 여러 명소가 있지만, 그 명소를 다 들렀다 가는 건 아니어서 주변 명소는 미리 숙지하고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 겨울에 더 훈훈하다… 정선 오일장
‘별구름길’ 출발 전에 시장에서 발목이 잡혔다. 강원 정선을 대표하는 명소는 ‘아리랑 시장’이다.
겨울 정선 오일장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덜 붐비고 활기도 떨어지지만, 그래도 좌판에는 제법 고를 만한 것들이 많다. 곤드레나물이나 취나물 같은 묵나물도 다양하고 황기나 더덕 등 약초도 많다.
시장 한쪽의 전(煎) 골목에서는 메밀전병이며 배추전·수수부꾸미를, 국수 골목에서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올챙이국수와 메밀로 면을 뽑은 콧등치기국수, 감자를 갈아 만든 옹심이를 낸다.
수리취떡과 조청한과는 정선 장을 대표하는 간식. ‘싱싱베이커리’의 찰옥수수빵이나 ‘재벌호떡’의 녹차호떡, 슈크림 치즈 붕어빵은 정선 장의 인기 군것질거리다. 낡고 오래된 것들은 추억을 불러오고, 뒤돌아보는 추억은 마음을 따스하게 덥힌다. 겨울이라 그럴까. 오일장의 훈훈한 추억의 온도가 반갑다.
# 그림바위 마을로 들어가다
정선읍에서 출발한 관광도로는 화암면으로 이어진다. 화암면의 ‘화암(畵岩)’은 ‘그림 바위’다. 본래 지명은 동면(東面)이었다. 정선읍의 동쪽에 있다 해서 단순 방향으로 정한 이름이었다. 그걸 2009년 5월에 ‘화암면’으로 바꿨다. 면사무소가 있던 마을 ‘화암리’에서 딴 지명이다. 그림 바위란 주변이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선읍 덕우리에서 화암면으로 가는 길의 기암절벽에 금강산을 옮겨놓은 듯 아름다운 자연석으로 된 석문(石門)이 있었다. 수직 벼랑의 바위에 타원형 모양의 동굴이 뚫린 형태였다는데, 나뭇짐을 지고 겨우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고 전해진다.
석문은 지금 없다. 1920년쯤 화암리에서 금광개발로 도로를 확장하면서 석문은 사라졌다. 소중하게 지켜왔던 걸 허물어버린 건 개발과 욕망이었다.
석문이 사라지면서 부(富)의 기운이 빠져나가 석문 안쪽의 석곡마을에 살던 부자들이 다 떠나버렸다는 후일담은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은유일까. 사라진 자리에 남아있는 건 ‘거기에 석문이 있었다’는 자그마한 비석 하나뿐이다.
강원 정선 화암동굴의 동굴생성물. 화암마을에 있던 천포금광에서 금맥을 찾다가 발견한 동굴이다.
# 노다지 금광과 석회암 동굴
지금 화암면은 손바닥만 한 산촌 마을이지만, 100년 전쯤 금광개발의 욕망으로 벌겋게 달궈졌던 곳이었다. 한일 강제병합 직후 잇따라 금맥이 발견되면서 전국 광산업자들이 화암면으로 몰려들었던 것. 그중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건 천포금광이었다.
천포금광에서 금맥을 찾아낸 주인공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三菱) 전화교환수를 했던 평안북도 출신의 김정숙이다. 스물세 살 때 남편과 함께 천포광산 광업권을 사들였다가 8년 만에 금광맥을 발견했다. 채굴 첫해에 22.9㎏의 금을 캤다. 당시 국내 금광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채굴량이었다.
금광맥을 발견한 지 2년 만에 김 씨 부부는 천포광산 광업권을 20만 원에 팔았다. 당시 1원이 지금 시세로 14만 원쯤이니까, 20만 원은 지금의 280억 원쯤 된다. 그 무렵 화암면은 광산에서 쏟아진 노다지로 흥청거렸다. 정선에서 가장 먼저 화암면에 전기가 들어오고, 저잣거리 양조장이 생겼다. 석문이 사라졌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노다지가 쏟아졌던 천포광산은 관광지 화암동굴 부근에 있었다. 화암동굴은 천포광산의 금맥을 찾아 땅을 파고 들어갔다가 발견한 석회동굴이다.
관광지로 개방된 동굴 내부에서는 대형 석주, 종유석, 석순, 석화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을 볼 수 있다. 그게 최선일까 싶긴 하지만, 화려한 조명과 미디어아트까지 동굴 안에 들여놓았다.
# 여덟 폭의 그림, 화암 8경
화암마을 일대에는 ‘화암 8경’이 있다. 화암리와 몰운리 주변에 빼어난 경치 여덟 곳을 묶어 이르는 이름이다.
화암동굴도 화암 8경 중 ‘제4경’이다. 8경으로 꼽은 여덟 곳 모두 이름값을 넉넉히 하는 곳이지만, 화암 8경의 내력은 뜻밖에 짧다. 화암 8경을 정한 건 1960년대쯤으로 추정된다. 천포금광이 해방과 함께 폐광되면서 돈과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자리를, 관광객을 불러들여 메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쇠퇴를, 관광의 경제적 효과로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때도 있었다는 얘기다.
별구름길에서는 화암 8경을 하나하나 다 만날 수 있다. 제1경은 화암약수. 비릿한 쇳내가 나는 탄산 약수다. 화암마을 주민 문명무가 1910년쯤의 어느 날, 전날 꾼 용꿈에서 황룡이 나왔던 자리를 파서 약수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제2경 거북바위나 제3경 용마소, 제5경 화표주가 모두 화암마을의 천변에 있어 길 위에서 쉽게 다 볼 수 있다.
화암 8경 중 가장 볼만한 건 제6경과 제7경이다. 제6경은 ‘소금강(小金剛)’이다. 소금강은 화암마을에서 몰운 1리까지 협곡을 따라가는 4㎞ 구간에 걸쳐있는 풍경을 부르는 이름. 도로를 가운데 두고 길 양쪽으로 수직의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작은 금강산’이란 뜻의 소금강이 전국에 한두 곳이 아니지만, 길에서 보는 경치로만 겨룬다면 정선 소금강의 정취가 그중 으뜸이다.
제7경 몰운대는 깎아지른 벼랑 끝에 서서 가지를 뒤틀고 서 있는 죽은 소나무 한 그루가 비장미를 더해주는 곳이다. 물에서 피워올린 안개에 잠긴 듯하다 해서 ‘몰운(沒雲)’이란 이름을 얻었다. 눈발이 날리는 날, 벼랑 끝에서 말라 죽은 늙은 소나무에 기대 강물을 굽어보면 어쩐지 비장한 기분이 든다.
화암약수. 비릿한 쇳내가 나는 알싸한 탄산수다.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
# 폐광된 광산에 예술을 입히다
화암 8경을 지난 뒤에 별구름길은 함백산 자락을 끼고 만항재 고개를 넘는다. 겨울 만항재는, 견줄 만한 다른 곳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설경을 자랑하는 명소다.
만항재도 좋지만, 만항재 가는 길에 이런저런 들를 만한 곳들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만항재로 올라가는 414번 지방도로를 타면 이내 폐광산을 미술관으로 꾸민 ‘삼탄아트마인’에 닿는다. 삼탄아트마인은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에 조성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는 1962년 문을 열었다. 3000여 명 광부가 밤낮으로 탄을 캐내던 시절도 있지만, 석탄감산 정책으로 급속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2001년 폐광된 뒤 방치됐던 광산은, 한 문화기획자의 손에 의해 재생공간으로 만들어졌다. 그게 바로 ‘삼탄아트마인’이었다. 시대 몰락의 부산물로 여겨졌던 폐산업시설을, 시대적·사회적 가치를 지닌 산업시대 유산으로 발굴해낸 기념비적인 시도였다.
삼탄아트마인에는 탄광의 근대 산업 유적을 기리는 과거와 감각적인 미술로 구현된 현재가 뒤섞여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겨울에도 가볼 만하다. 퇴락하고 쓸쓸한 폐광의 자취는, 뜻밖에도 순백의 설경과 썩 잘 어울린다. 내린 눈은 탄광의 비장함이나 쓸쓸함을 지우고, 반대로 탄광의 쓸쓸함은 설경의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삼탄아트마인을 지나자마자 ‘오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꼽히는 절집 정암사가 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절집을 말한다.
정암사의 부처님 사리는 절집 뒤편 산자락에 세워진 수마노탑에 모셔져 있다. 폭설이 자주 내리는 곳이라 겨울이면 탑 주위로 소복하게 눈이 내려 덮인다. 적멸궁 앞마당도 겨우내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일 때가 많다.
강원 태백의 철암탄광역사촌의 오래된 상가건물 안에 재현해놓은 탄광촌의 대폿집 풍경.
# 눈 보러 가는 고개, 만항재
별구름길이 넘어가는 만항재는 강원 정선 고한과 태백 혈동, 영월군 상동의 경계가 되는 고개다.
겨울 만항재는 ‘눈 보러 가는 곳’이다. 겨울 만항재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눈 내린 날이면 압도적인 설경이 펼쳐진다. 눈 구경 명소로 만항재를 추천하는 건 적설량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겨울, 만항재에서 가장 화려한 건 서리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피어나는 상고대다. 만항재 일대에 빽빽하게 자라는 낙엽송 잔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어난 모습은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황홀하다.
내린 눈이 얼어붙은 눈꽃은 눈 내린 직후에 맞춰가야 하니 운이 좋아야 볼 수 있지만, 대기 중 습기가 얼어붙어 나무에 얼음꽃으로 피어나는 상고대는 날씨만 춥다면 거의 매일 볼 수 있다.
추우면 추울수록, 그러니까 하루 중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이른 새벽에 상고대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라면 한낮에 가도 상고대를 볼 수 있다.
만항재를 겨울 설경 감상의 첫 번째 명소로 꼽는 데는 ‘빠른 제설’도 한몫한다. 아무리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도 제설이 늦거나 부실하다면 ‘눈 보러 가라’고 권할 수 없다. 그런데 만항재 도로의 제설작업 속도는 번개 같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이미 제설차량이 길 위에 나타난다. 만항재 일대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어도 말끔하게 치워진 도로를 느긋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이유다.
# 별구름길 종점은 옛 탄광 풍경
별구름길이 종점으로 삼은 건 삼척의 미인폭포다. 미인폭포는 깊고 비밀스러운 협곡 안쪽에 내걸린 폭포. 우유에 푸른 물감을 섞은 듯 오묘한 물색이 인상적인 곳이다.
드라이브 코스의 종착 지점으로 이곳을 택한 건 폭포의 독특한 색감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인 듯하다. 마침표로 쓸 만큼 폭포는 경관이 색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거기까지 갈 이유가 전혀 없다.
미인폭포는 탐방로 조성공사를 위해 작년 3월부터 출입 통제 중이다. 길을 막은 게 아니라, 아예 길이 없다.
그동안에는 미인폭포를 보려면 폭포 옆의 절집 여래사로 내려가는 가파른 비탈길을 위태롭게 내려가야 했다. 지금은 그 길을 지우고 편하고 안전한 출렁다리를 설치하는 중이다. 통제기한은 내년 4월 5일까지인데 공사 진척상황으로 미뤄보면 통제는 좀 더 길어질 듯하다.
미인폭포가 통제 중이니 스스로 적당한 종착 지점을 정해야 한다. 드라이브 종착점으로 맞춤한 곳이 태백의 철암탄광역사촌이다.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상업시설을 복원해 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바닥 면적을 최대한 늘리려 한껏 뒤로 밀고 천변에 기둥을 세워 지은 ‘까치발 건물’ 11개 동 중에서 6개를 전시 공간으로 꾸며 조성했다.
폐업한 상점의 업소간판과 실내공간을 그대로 두고 대폿집이나 판잣집, 탄광촌 골목을 재현해 타임머신을 타고 30∼40년 전쯤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가는 길에 스키장도
별구름길은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를 지나간다. 관광도로 드라이브 여행의 숙소로 맞춤한 곳이다.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스키시즌을 시작한 하이원리조트는 올 시즌 가족 중심의 눈 놀이터인 ‘스노우월드’를 업그레이드했다. 눈 위를 활강하는 래프팅 보트를 새로 들여왔고, 얼음썰매장에 투명 돔을 설치했다. 리조트는 체험형 콘텐츠와 체류형 관광프로그램을 크게 강화했다. 보디 릴랙스 요가, 노을빛 요가, 이혈 사운드 테라피 등을 상시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박경일 기자
정선·태백·삼척=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국토교통부가 ‘대한민국 관광도로’를 지정했다. 첫 번째 국가지정 관광도로다. 여기서 ‘관광도로’란 단순한 이동이 아닌 ‘길 자체가 여행이 되는’ 드라이브 코스를 말한다. 도로법에 따라 도로관리청 바다이야기부활 이 신청하고 국토부 심의를 거쳐 지정한다. 도로관리청이 신청한 35개 노선 중 국토부가 선정한 대한민국 관광도로는 6개. 전남, 전북, 경남, 충북, 강원, 제주가 하나씩 나눠 가졌다. 관광도로는 대부분 내로라하는 자연경관의 명소를 끼고 달린다. 전남 여수·고흥의 ‘백리섬섬길’은 다도해를, 전북 무주의 ‘자연품길’은 덕유산을, 경남 함양의 ‘지리산풍경길’은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지리산을, 제천의 ‘청풍경길’은 청풍호를 끼고 달린다. 보통 길 하나에 큼직한 명소 하나씩이다. 그런데 나머지 하나, 강원 정선·태백의 ‘별구름길’의 경우는 좀 다르다.
강원의 별구름길은 정선과 태백의 경관 명소에다 쇠퇴한 폐광의 흔적을 이었다. 단순한 경관 감상을 넘어서 산업 유산을 지역경제와 직접 연계하는 ‘체험형 관광 루트’를 지향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한다.
쇠퇴한 폐광지역인 정선과 태백, 삼척의 석탄산업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명소를 연결해 새로운 관광가치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6개 관광도로 중 별구름길을 선택했던 건 이런 무게감 때문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겨울에 가장 어울리는 길’이라서다. 이 길은 ‘겨울에도’ 좋은 길이 아니라 ‘겨울이라서’ 더 근 백경게임 사한 길이다. 그저 달리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그 길로 안내한다.
# 아껴서 읽듯이 가고 싶은 길
먼저 지도를 꺼내 ‘별구름길’ 노선을 확인해보자. 출발지점은 강원 정선의 ‘정선 제2교 사거리’다. 주소로는 정선읍 봉양리 34-11. 회전교차로로 빨려 들어가는 것으로 별구름길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바다이야기꽁머니 별구름길은 정선을 딛고 태백을 넘어 삼척까지 가면서 국도와 지방도, 시도를 번갈아 탄다. 국도는 59번과 38번, 31번을, 지방도는 28번, 424번, 414번, 427번을 타고 간다.
국도든 지방도로든 짝수 번호의 도로는 동서를 잇고, 홀수 번호는 남북을 잇는다. 길 위에서 짝수와 홀수 번호 도로가 번갈아 나온다. 강원 중부내륙을 관광도로가 종횡무진 누빈다는 얘기다.
대략 정리한 별구름길 드라이브 코스는 이렇다.정선읍-화암동굴-화암약수-백전물레방아-삼탄아트마인-만항재-어평재휴게소-구문소-철암탄광역사촌-미인폭포. 드라이브 코스의 총연장 거리는 100㎞. 앞만 보고 달린다면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거리지만, 가는 곳마다 이야기와 경관이 소매를 붙드는 바람에 좀처럼 속도를 낼 수 없다.
속도가 늦춰진대도 조바심 낼 건 없다. 드라이브가 ‘얼른 해치워야 할 숙제’는 아니지 않은가. 천천히 달리면 그곳에서 느린 속도로 사는 사람들이 비로소 보인다. 한 줄 한 줄 밑줄 쳐가며 아껴 읽고 싶은 책 같은 길. 그 길을 달린다.
별구름길이 넘어가는 강원 정선의 만항재는 겨울 설경의 명소 중 명소다. 제설작업이 워낙 신속하게 이뤄지는 곳이라 ‘싱싱한 설경’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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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구름길 드라이브 코스에서 길을 잃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믿을 건 차량 내비게이션이나 포털사이트 지도 앱의 전자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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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따라서 해보자. 출발지점은 ‘정선읍 봉양리 34-11’이고 도착지점은 ‘삼척 심포리 산 114-1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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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 또 하나 있다. 관광도로 주변에 여러 명소가 있지만, 그 명소를 다 들렀다 가는 건 아니어서 주변 명소는 미리 숙지하고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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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구름길’ 출발 전에 시장에서 발목이 잡혔다. 강원 정선을 대표하는 명소는 ‘아리랑 시장’이다.
겨울 정선 오일장은 다른 계절에 비해 덜 붐비고 활기도 떨어지지만, 그래도 좌판에는 제법 고를 만한 것들이 많다. 곤드레나물이나 취나물 같은 묵나물도 다양하고 황기나 더덕 등 약초도 많다.
시장 한쪽의 전(煎) 골목에서는 메밀전병이며 배추전·수수부꾸미를, 국수 골목에서는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올챙이국수와 메밀로 면을 뽑은 콧등치기국수, 감자를 갈아 만든 옹심이를 낸다.
수리취떡과 조청한과는 정선 장을 대표하는 간식. ‘싱싱베이커리’의 찰옥수수빵이나 ‘재벌호떡’의 녹차호떡, 슈크림 치즈 붕어빵은 정선 장의 인기 군것질거리다. 낡고 오래된 것들은 추억을 불러오고, 뒤돌아보는 추억은 마음을 따스하게 덥힌다. 겨울이라 그럴까. 오일장의 훈훈한 추억의 온도가 반갑다.
# 그림바위 마을로 들어가다
정선읍에서 출발한 관광도로는 화암면으로 이어진다. 화암면의 ‘화암(畵岩)’은 ‘그림 바위’다. 본래 지명은 동면(東面)이었다. 정선읍의 동쪽에 있다 해서 단순 방향으로 정한 이름이었다. 그걸 2009년 5월에 ‘화암면’으로 바꿨다. 면사무소가 있던 마을 ‘화암리’에서 딴 지명이다. 그림 바위란 주변이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여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하게 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선읍 덕우리에서 화암면으로 가는 길의 기암절벽에 금강산을 옮겨놓은 듯 아름다운 자연석으로 된 석문(石門)이 있었다. 수직 벼랑의 바위에 타원형 모양의 동굴이 뚫린 형태였다는데, 나뭇짐을 지고 겨우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좁았다고 전해진다.
석문은 지금 없다. 1920년쯤 화암리에서 금광개발로 도로를 확장하면서 석문은 사라졌다. 소중하게 지켜왔던 걸 허물어버린 건 개발과 욕망이었다.
석문이 사라지면서 부(富)의 기운이 빠져나가 석문 안쪽의 석곡마을에 살던 부자들이 다 떠나버렸다는 후일담은 지키지 못한 것들에 대한 은유일까. 사라진 자리에 남아있는 건 ‘거기에 석문이 있었다’는 자그마한 비석 하나뿐이다.
강원 정선 화암동굴의 동굴생성물. 화암마을에 있던 천포금광에서 금맥을 찾다가 발견한 동굴이다.
# 노다지 금광과 석회암 동굴
지금 화암면은 손바닥만 한 산촌 마을이지만, 100년 전쯤 금광개발의 욕망으로 벌겋게 달궈졌던 곳이었다. 한일 강제병합 직후 잇따라 금맥이 발견되면서 전국 광산업자들이 화암면으로 몰려들었던 것. 그중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건 천포금광이었다.
천포금광에서 금맥을 찾아낸 주인공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三菱) 전화교환수를 했던 평안북도 출신의 김정숙이다. 스물세 살 때 남편과 함께 천포광산 광업권을 사들였다가 8년 만에 금광맥을 발견했다. 채굴 첫해에 22.9㎏의 금을 캤다. 당시 국내 금광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채굴량이었다.
금광맥을 발견한 지 2년 만에 김 씨 부부는 천포광산 광업권을 20만 원에 팔았다. 당시 1원이 지금 시세로 14만 원쯤이니까, 20만 원은 지금의 280억 원쯤 된다. 그 무렵 화암면은 광산에서 쏟아진 노다지로 흥청거렸다. 정선에서 가장 먼저 화암면에 전기가 들어오고, 저잣거리 양조장이 생겼다. 석문이 사라졌던 것도 이 무렵이었다.
노다지가 쏟아졌던 천포광산은 관광지 화암동굴 부근에 있었다. 화암동굴은 천포광산의 금맥을 찾아 땅을 파고 들어갔다가 발견한 석회동굴이다.
관광지로 개방된 동굴 내부에서는 대형 석주, 종유석, 석순, 석화 등 다양한 동굴생성물을 볼 수 있다. 그게 최선일까 싶긴 하지만, 화려한 조명과 미디어아트까지 동굴 안에 들여놓았다.
# 여덟 폭의 그림, 화암 8경
화암마을 일대에는 ‘화암 8경’이 있다. 화암리와 몰운리 주변에 빼어난 경치 여덟 곳을 묶어 이르는 이름이다.
화암동굴도 화암 8경 중 ‘제4경’이다. 8경으로 꼽은 여덟 곳 모두 이름값을 넉넉히 하는 곳이지만, 화암 8경의 내력은 뜻밖에 짧다. 화암 8경을 정한 건 1960년대쯤으로 추정된다. 천포금광이 해방과 함께 폐광되면서 돈과 사람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빈자리를, 관광객을 불러들여 메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산업의 쇠퇴를, 관광의 경제적 효과로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때도 있었다는 얘기다.
별구름길에서는 화암 8경을 하나하나 다 만날 수 있다. 제1경은 화암약수. 비릿한 쇳내가 나는 탄산 약수다. 화암마을 주민 문명무가 1910년쯤의 어느 날, 전날 꾼 용꿈에서 황룡이 나왔던 자리를 파서 약수를 발견했다고 전해진다.
제2경 거북바위나 제3경 용마소, 제5경 화표주가 모두 화암마을의 천변에 있어 길 위에서 쉽게 다 볼 수 있다.
화암 8경 중 가장 볼만한 건 제6경과 제7경이다. 제6경은 ‘소금강(小金剛)’이다. 소금강은 화암마을에서 몰운 1리까지 협곡을 따라가는 4㎞ 구간에 걸쳐있는 풍경을 부르는 이름. 도로를 가운데 두고 길 양쪽으로 수직의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작은 금강산’이란 뜻의 소금강이 전국에 한두 곳이 아니지만, 길에서 보는 경치로만 겨룬다면 정선 소금강의 정취가 그중 으뜸이다.
제7경 몰운대는 깎아지른 벼랑 끝에 서서 가지를 뒤틀고 서 있는 죽은 소나무 한 그루가 비장미를 더해주는 곳이다. 물에서 피워올린 안개에 잠긴 듯하다 해서 ‘몰운(沒雲)’이란 이름을 얻었다. 눈발이 날리는 날, 벼랑 끝에서 말라 죽은 늙은 소나무에 기대 강물을 굽어보면 어쩐지 비장한 기분이 든다.
화암약수. 비릿한 쇳내가 나는 알싸한 탄산수다.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
# 폐광된 광산에 예술을 입히다
화암 8경을 지난 뒤에 별구름길은 함백산 자락을 끼고 만항재 고개를 넘는다. 겨울 만항재는, 견줄 만한 다른 곳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빼어난 설경을 자랑하는 명소다.
만항재도 좋지만, 만항재 가는 길에 이런저런 들를 만한 곳들의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만항재로 올라가는 414번 지방도로를 타면 이내 폐광산을 미술관으로 꾸민 ‘삼탄아트마인’에 닿는다. 삼탄아트마인은 폐광된 삼척탄좌 정암광업소에 조성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삼척탄좌 정암광업소는 1962년 문을 열었다. 3000여 명 광부가 밤낮으로 탄을 캐내던 시절도 있지만, 석탄감산 정책으로 급속히 쇠락하기 시작했다.
2001년 폐광된 뒤 방치됐던 광산은, 한 문화기획자의 손에 의해 재생공간으로 만들어졌다. 그게 바로 ‘삼탄아트마인’이었다. 시대 몰락의 부산물로 여겨졌던 폐산업시설을, 시대적·사회적 가치를 지닌 산업시대 유산으로 발굴해낸 기념비적인 시도였다.
삼탄아트마인에는 탄광의 근대 산업 유적을 기리는 과거와 감각적인 미술로 구현된 현재가 뒤섞여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겨울에도 가볼 만하다. 퇴락하고 쓸쓸한 폐광의 자취는, 뜻밖에도 순백의 설경과 썩 잘 어울린다. 내린 눈은 탄광의 비장함이나 쓸쓸함을 지우고, 반대로 탄광의 쓸쓸함은 설경의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삼탄아트마인을 지나자마자 ‘오대 적멸보궁’의 하나로 꼽히는 절집 정암사가 있다.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절집을 말한다.
정암사의 부처님 사리는 절집 뒤편 산자락에 세워진 수마노탑에 모셔져 있다. 폭설이 자주 내리는 곳이라 겨울이면 탑 주위로 소복하게 눈이 내려 덮인다. 적멸궁 앞마당도 겨우내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일 때가 많다.
강원 태백의 철암탄광역사촌의 오래된 상가건물 안에 재현해놓은 탄광촌의 대폿집 풍경.
# 눈 보러 가는 고개, 만항재
별구름길이 넘어가는 만항재는 강원 정선 고한과 태백 혈동, 영월군 상동의 경계가 되는 고개다.
겨울 만항재는 ‘눈 보러 가는 곳’이다. 겨울 만항재에는 눈이 많이 내리고, 눈 내린 날이면 압도적인 설경이 펼쳐진다. 눈 구경 명소로 만항재를 추천하는 건 적설량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겨울, 만항재에서 가장 화려한 건 서리가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피어나는 상고대다. 만항재 일대에 빽빽하게 자라는 낙엽송 잔가지마다 상고대가 피어난 모습은 탄성이 절로 나올 만큼 황홀하다.
내린 눈이 얼어붙은 눈꽃은 눈 내린 직후에 맞춰가야 하니 운이 좋아야 볼 수 있지만, 대기 중 습기가 얼어붙어 나무에 얼음꽃으로 피어나는 상고대는 날씨만 춥다면 거의 매일 볼 수 있다.
추우면 추울수록, 그러니까 하루 중 최저기온을 기록하는 이른 새벽에 상고대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날이라면 한낮에 가도 상고대를 볼 수 있다.
만항재를 겨울 설경 감상의 첫 번째 명소로 꼽는 데는 ‘빠른 제설’도 한몫한다. 아무리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도 제설이 늦거나 부실하다면 ‘눈 보러 가라’고 권할 수 없다. 그런데 만항재 도로의 제설작업 속도는 번개 같다. 눈이 내리기 시작하면 이미 제설차량이 길 위에 나타난다. 만항재 일대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어도 말끔하게 치워진 도로를 느긋하게 드라이브할 수 있는 이유다.
# 별구름길 종점은 옛 탄광 풍경
별구름길이 종점으로 삼은 건 삼척의 미인폭포다. 미인폭포는 깊고 비밀스러운 협곡 안쪽에 내걸린 폭포. 우유에 푸른 물감을 섞은 듯 오묘한 물색이 인상적인 곳이다.
드라이브 코스의 종착 지점으로 이곳을 택한 건 폭포의 독특한 색감이 주는 강렬한 인상 때문인 듯하다. 마침표로 쓸 만큼 폭포는 경관이 색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거기까지 갈 이유가 전혀 없다.
미인폭포는 탐방로 조성공사를 위해 작년 3월부터 출입 통제 중이다. 길을 막은 게 아니라, 아예 길이 없다.
그동안에는 미인폭포를 보려면 폭포 옆의 절집 여래사로 내려가는 가파른 비탈길을 위태롭게 내려가야 했다. 지금은 그 길을 지우고 편하고 안전한 출렁다리를 설치하는 중이다. 통제기한은 내년 4월 5일까지인데 공사 진척상황으로 미뤄보면 통제는 좀 더 길어질 듯하다.
미인폭포가 통제 중이니 스스로 적당한 종착 지점을 정해야 한다. 드라이브 종착점으로 맞춤한 곳이 태백의 철암탄광역사촌이다.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상업시설을 복원해 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바닥 면적을 최대한 늘리려 한껏 뒤로 밀고 천변에 기둥을 세워 지은 ‘까치발 건물’ 11개 동 중에서 6개를 전시 공간으로 꾸며 조성했다.
폐업한 상점의 업소간판과 실내공간을 그대로 두고 대폿집이나 판잣집, 탄광촌 골목을 재현해 타임머신을 타고 30∼40년 전쯤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 가는 길에 스키장도
별구름길은 강원 정선의 하이원리조트를 지나간다. 관광도로 드라이브 여행의 숙소로 맞춤한 곳이다.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스키시즌을 시작한 하이원리조트는 올 시즌 가족 중심의 눈 놀이터인 ‘스노우월드’를 업그레이드했다. 눈 위를 활강하는 래프팅 보트를 새로 들여왔고, 얼음썰매장에 투명 돔을 설치했다. 리조트는 체험형 콘텐츠와 체류형 관광프로그램을 크게 강화했다. 보디 릴랙스 요가, 노을빛 요가, 이혈 사운드 테라피 등을 상시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박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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