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오페라 '에드가르' 3막의 무대디자인.        출처 위키피디


베르디를 잇는 20세기 이후 이탈리아 최고의 작곡가 푸치니, 그는 <라 보엠>, <토스카>, <나비부인> 등의 성공을 통해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 오페라계 최고의 흥행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푸치니는 66세의 인생을 살면〈요정 빌리-Le Villi, 1884>를 시작으로 미완성 오페라 <투란도트>까지 12편의 오페라를 작곡하였는데 첫 오페라〈요정 빌리> 이후 2년에서 7년 간격으로 오페라를 꾸준히 발표하였다. 그중 초기의 두 작품 <요정 빌리>와 <에드가르- 온라인골드몽 Edgar, 1888>는 흥행 실패로 근래에는 자주 공연되지 않지만, 이 두 작품은 푸치니에게 크나큰 깨달음을 준 작품으로 후일 그가 대본에 집착하는 이유가 되었다. 

오페라 작곡가가 되고 싶은 가난한 젊은 청년 작가 푸치니는 졸업을 바로 앞두고도 금전적 문제 때문에 대본을 구할 수 없어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바다이야기게임다운로드 평소 푸치니의 재능을 아끼던 스승 폰키엘리는 그를 위하여 자신의 친구인 폰타나(Ferdinando Fontana, 1850~1919)를 소개하고 장래가 촉망되는 무명 청년 푸치니를 위해 대본을 써 줄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대본료를 후불로 받기로 하고 푸치니는 폰타나의 대본으로 <요정 빌리>를 작곡, 손촌뇨사의 현상공모에 도전하지만 실패를 맛본다. 그러나 릴게임추천 푸치니는 폰키엘리와 대본가 폰타나, 작곡가 보이토(Arigo Boito, 1842~1918)의 노력으로 다시 한번 기회를 얻게 되는데 어느 사교 모임의 저녁 파티에서 <요정 빌리>의 일부를 소개한 후, 호평을 받아 이 모임의 후원으로 밀라노의 달 베르메 극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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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치니의 후원자 리코르디.


이 성공으로 푸치니는 그의 재능에 감동한 당시 음악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코르디 출판사의 사장인 줄리오 리코르디(Giulio Ricordi, 1840~1912)에 의해 전속 작곡가로 영입되어 그의 후원을 받으며 성장할 수 릴게임방법 있게 된다.

오페라 <요정 빌리>는 리코르디사의 제안으로 제2막으로 개정되어 1884년 12월에 토리노, 1885년 1월에는 밀라노 스칼라극장에서 재공연되었다. 무명이었던 푸치니의 첫 작품인 <요정 빌리>에서 이미 그만이 가진 특유의 서정적이며 매혹적인 선율과 한 폭의 그림을 보는듯한 관현악의 뛰어난 기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발레가 곁들어진 '오페라 발레(opera ballo)'라는 형식으로, 장 밥티스트 알퐁스 카르(Jean-Baptiste Alphonse Karr)의 단편 소설 '윌리스 (Les Willis)'가 원작이다. 이 이야기는 중세 시대, 독일 남서부의 흑림(Black Forest)을 배경으로 하는 전설을 담고 있으며, 이 전설은 발레 <지젤-Giselle>로도 유명하다.




푸치니의 오페라 '요정 빌리' 중 2막에서 안나와 요정 빌리에게 복수를 당하는 로베르토.


이 작품의 줄거리를 살펴보면, 막이 오르고 흑림의 한 마을에서 로베르토와 안나의 약혼식이 열린다. 로베르토는 이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받기 위해 마인츠로 떠나야 하지만 안나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혀 그에게 가지 말라고 애원한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로베르토는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도시로 떠난다. 이 장면 이후 막간 해설과 교향적 간주곡이라 하는 '트레겐다-Tregenda(마녀의 춤)'가 연주되며 도시로 간 로베르토는 다른 여인의 유혹에 빠져 안나를 잊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고향에서 그를 기다리던 안나는 상사병으로 결국 죽고 안나의 아버지 굴리엘모는 로베르토에게 복수를 다짐하며, 배신당한 연인의 영혼인 '빌리'들을 불러낸다는 해설이 등장한다. 해설과 간주곡이 끝나고 2막은 빈털터리가 되어 버림받은 로베르토가 뒤늦게 죄책감에 시달리며 마을로 돌아오는 장면이 시작이다. 그는 안나의 무덤가를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이미 안나는 복수심에 불타는 빌리의 일원이 되어 나타난다. 안나의 유령과 빌리는 로베르토를 둘러싸고 그가 지칠 때까지 춤추게 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하고 멀리서 복수가 이루어졌음을 알리는 환호 소리가 들리며 오페라가 끝난다.

<요정 빌리>는 당시 유럽을 휩쓴 바그너 풍과 전통의 이탈리아 오페라 양식이 융합된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에서는 간주곡 '트레겐다'를 통해 푸치니 관현악적 역량을 관찰할 수 있는데 초기작에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풍부한 관현악과 극적인 힘을 느낄 수 있다.




오페라 '요정 빌리'와 '에드가르'의 대본을 쓴 폰타나와 작곡가 푸치니. 출처 위키피디아



1888년에 폰타나의 대본으로 만들어진 푸치니의 두 번째 작품인 <에드가르-Edgar, 1888>는 <요정 빌리>와 함께 공연하는 것이 관례이다. 시종일관 발레와 함께하는 <요정 빌리>와 마찬가지로 <에드가르> 역시 프랑스 영향을 받은 작품이다. <에드가르>는 1889년에 초연되었으며 알프레드 드 뮈세의 희곡 '컵과 입술'을 폰타나의 대본으로 자유롭게 각색 작품이다. 작품의 집필 도중 동생까지 죽게 되고 결혼 문제 등 개인적인 불행이 겹치며 집중이 어려워 완성도에 아쉬움이 남은 실패작으로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푸치니의 재능을 높이 평가하고 물질적, 정신적으로 지원하던 리코르디는 그를 베르디의 진정한 후계자로 생각하며 다음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지며, 이러한 지원과 뼈저린 경험을 통해 푸치니는 1893년에 <마농 레스꼬>를 작곡하였고 대성공을 거두며 푸치니 시대를 열게 된다. 




푸치니의 '에드가르' 초연 포스터.    출처 위키피디아


<에드가르>를 살펴보면 막이 오르고 시골 마을 광장 아름답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에드가르는 순수한 피델리아의 사랑과 방랑벽이 있는 티그라나의 유혹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티그라나는 마을 사람들의 기도 시간에 맞춰 방탕한 노래를 부르며 조롱하고, 분노한 마을 사람들은 티그라나를 마을에서 쫓아내려 한다. 에드가르는 티그라나를 변호하며, 결국 자신의 집을 불태우고 그녀와 함께 마을을 떠나기로 한다. 이때 티그라나를 짝사랑하던 프랑크가 이를 저지하며 에드가르와 결투하지만 상처를 입고, 이에 마을 사람들은 떠나는 두 사람을 저주하며 막이 내린다. 2막은 주점으로 에드가르는 티그라나와 함께 도시의 향락적인 삶을 살지만, 곧 환멸을 느끼고 순수했던 피델리아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나가던 군인 무리에서 지도자인 프랑크를 발견하고 화해를 청하며 군대에 합류하고 복수를 맹세하는 티그라나를 뒤로하고 에드가르는 전쟁터로 떠난다. 제3막 성벽 아래 전투에서 에드가르가 영웅적으로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장례 행렬이 이어진다. 수도승으로 변장한 에드가르는 자신의 관 속에 시신 대신 갑옷만 넣어둔 채, 그의 과거 잘못을 이야기하며 주위 사람들의 비난을 유도하고, 이에 사람들은 그의 관을 훼손하려 하는데 이때 에드가르가 변장한 수도승의 모습을 벗어던진다. 피델리아가 살아있는 에드가르에게 달려가지만, 숨어있던 티그라나가 피델리아를 칼로 찔러 살해하고 에드가르는 절규하며 쓰러진 피델리아의 시신을 안고, 살인자 티그라나는 병사에게 끌려가며 막이 내린다. 

푸치니의 오페라가 일반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고 심금을 울린 것은 그의 많은 작품에서 흥행사적 감각과 연출, 무대 등 전반적인 극장에 대한 이해와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좋은 대본을 얻기 위해 남다른 집착을 보여서 자신이 선택한 작품의 대본을 신중하고 세밀히 검토하여 최고의 대본을 만들었고 이러한 이유로 대본가들과 잦은 마찰을 빚으면서까지 작품을 완성해 나갔다고 한다. 이러한 대본에 관한 집착은 <요정 빌리>와 <에드가르>를 통해 얻은 교훈이라 할 수 있다. 그가 남긴 말 중 "좋은 대본이 없으면 내 음악은 쓸모가 없다"라는 말에서 좋은 대본을 향한 그의 집념과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종합예술 오페라의 작곡가는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넘어서 모든 예술을 통찰할 수 있는 융합적 능력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할 수 있다. 오페라 역사상 이러한 능력을 갖춘 한 최고의 작곡가는 누구인가? 필자에게 질문한다면 나는 두말하지 않고 20세기 최고의 흥행사 푸치니라 답할 것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