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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순수 전기차(BEV)를 상대로 최대 45%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출과 현지생산으로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중단으로 유럽 시장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의 추격에 현대자동차(005380)·기아(000270)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中 파산면책대출 유럽 자동차 판매량 121%↑…PHEV 1320%↑, 8대 중 1대 차지
10일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 판매량은 4만 3529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럽 자동차 시장 성장률인 5.0% 훌쩍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로써 지난 8월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중국 업체 르노삼성자동차 서비스센터 점유율은 5.5%로 전년 동월 대비 2.9%포인트(p) 상승했다.
판매량 증가를 이끈 건 단연 PHEV였다. 지난해 8월 779대에 불과했던 중국 업체의 유럽 내 PHEV 판매량은 1년 만에 1만 1064대로 무려 1320% 폭증했다. 이에 지난 8월 유럽에서 판매된 PHEV 8대 중 1대는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또한 같은 기간 PHEV 우리은행 사업자대출 상위 10개 모델에는 △BYD '씰 U' △재쿠 'J7' △MG 'HS' 등 중국 모델 3개가 오르기도 했다. 재쿠는 체리자동차, MG는 상하이자동차(SAIC) 소유 프리미엄 브랜드다.
PHEV는 BEV와 내연기관의 장점을 결합한 차량이다. 일반 HEV와 달리 배터리를 외부 전력원을 통해 충전할 수 있어 BEV에 가깝다. 하지만 BEV와 저소득가구 전세자금대출 달리 엔진이 달려 있어 충전된 전기를 모두 사용하면 엔진 힘으로 주행하면 된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유럽 소비자들에게 PHEV가 BEV 대안으로 각인됐다. 현지 PHEV 시장 점유율은 지난 5월 9.7%로 사상 처음으로 디젤(8.1%)을 제쳤고, 지난 8월에는 10.4%까지 올라왔다.



이상가구 BYD가 유럽에서 판매하는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씰 유'의 모습(자료사진. BYD 홈페이지 갈무리).


EU의 對中 상계관세, BEV에 집중…관세 우회 전략으로 PHEV 급부상
중국 업체들이 PHEV 수출에 사활을 건 건 EU의 대중 전기차 상계관세가 BEV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EU 집행위원회는 2023년 10월 중국산 BEV를 상대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고, 지난해 7월 중국산 BEV에 업체별로 최소 17.4%p(BYD)에서 최대 37.6%p(SAIC)에 달하는 상계관세를 잠정 부과했다. 이는 수입차에 적용되던 기본 10% 관세에 업체별 상계관세율을 합해 부과되기 때문에 최종 관세율은 최대 47.6%가 됐다.
반덤핑 조사를 마친 EU 집행위는 지난해 10월부터 5년간 중국산 BEV에 대해 △테슬라 7.8%p △BYD 17%p △지리 18.8%p △SAIC 35.3%p 등의 확정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본 수입차 관세율을 합한 최종 관세율은 최대 45.3%로 소폭 하향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체리자동차는 EU 조사에 협력한 기타 업체로 분류돼 20.7%의 상계관세를 맞고 있다.
이에 BYD는 유럽 시장에서 BEV만 판매한다는 전략을 수정, 지난해 6월 현지 첫 번째 PHEV 모델로 씰 U PHEV 버전을 출시했다. 체리자동차의 유럽 첫 번째 PHEV 모델로 재쿠 J7 PHEV 버전이 출시된 것도 지난해 12월이었다. 2019년 10월 유럽에 처음 판매된 MG HS는 지난해 8월 풀체인지돼 출시되면서 상품성이 더욱 강화됐다.
中 BEV 9월부로 유럽 현지생산 시작…현대차 '인스터'·기아 'EV3'와 격돌
중국 업체들은 BEV마저 유럽 현지 생산에 착수, 관세 장벽을 뚫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상태다. 가장 먼저 유럽산 BEV를 만든 중국 업체는 샤오펑이다. 샤오펑은 지난 9월 오스트리아 그라츠 소재 위탁생산 공장을 통해 자사 BEV 'G6'와 'G9' 모델 생산을 시작했다. BYD는 현재 헝가리 세게드에 첫 번째 유럽 공장을 짓고 있다. 오는 11월 가동을 시작한다. 두 번째 유럽 공장은 튀르키예 마니사에 내년 3월 가동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중국 업체가 유럽 현지 생산으로 BEV 추격에 나서면서 현대차·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하거나 10%의 기본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각 사가 유럽에서 가장 판매된 차종은 현대차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와 기아 'EV3'로 각각 4위와 7위에 올랐다. 인스터는 2020년부터 체코공장에서 생산돼 무관세, EV3는 광명공장에서 생산돼 10%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사진은 캐스퍼 일렉트릭 모습. (현대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9.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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