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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던 지난 13일 오후, 부산 동구 수정4동 산복도로에 위치한 아동복지시설 '미애원'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대신 주민들의 발걸음과 어르신들의 노랫가락이 공간을 채운 이날 그린닥터스와 온병원 의료봉사단이 하얀 가운을 입고 산복도로에 올랐다.
1953년 설립된 미애원은 지난 수십 년 동안 800명 가까운 아동과 청소년을 사회로 보낸 부산 동구의 대표적 아동복지시설이다.
한때 60여 명의 아이들이 공동생활을 했지만 지금은 중학생 원생 단 한명만이 남아 다섯 명의 사회복지사들이 돌보고 있다. 협소한 공간과 열악한 혹시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시설은 지역사회와 함께 긴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안과전문의)을 비롯해 온병원 소속 의사, 한의사, 간호사 등 30여 명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이 미애원을 찾았다.
주민 약 50명과 원생, 복지사들을 대상으로 진료가 진행됐고, 외래진료는 물론 영양 저축은행연합회 제와 물리치료, 침 치료 등 한방진료까지 포괄적인 서비스가 이뤄졌다.
좁은 식당에는 혈압을 재고 상담을 받으려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의료진은 꼼꼼하게 진단과 처방을 이어갔다.
의료봉사단의 발걸음은 미애원에만 머물지 않았다.
온병원 김윤준 부원장(정형외과전문의)과 이명기 부원장(신경외과전문 자녀양육비 의), 이은주 과장(한의사)은 왕진 가방을 들고 골목을 따라 마을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 나섰다. 그들이 찾은 곳은 거동이 불편한 80대 부부의 집이었다. 남편은 폐 질환으로 숨을 고르고 있었고, 아내는 관절염으로 한 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았다. 또 다른 홀몸어르신은 시력을 잃어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었지만, 찾아온 의료진 덕분에 오랜만에 위로를 받았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가파른 산복도로라 나들이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직접 찾아와 줘서 고맙다." 한 어르신의 짧은 말은 주민들이 처한 환경을 드러내는 동시에 의료진의 방문이 가진 의미를 보여줬다.





웰컴
진료를 마친 뒤, 미애원 식당은 다시 분위기가 달라졌다.
의료봉사단이 마련한 노래자랑 무대가 열린 것이다. 의료진과 봉사자들이 노래를 부르자, 평소 외롭게 지내던 어르신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몇몇 어르신은 직접 무대에 올라 구수한 트로트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고, 웃음과 박수 소리가 빗방울을 잊게 만들었다.
지역 주민들은 입을 모아 "그린닥터스가 이런 좋은 일을 해줘서 감사하다. 다른 병원들도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현장을 지킨 정근 이사장, 전창원 과장, 김윤준 부원장, 이명기 부원장 등 의료진은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봉사의 뜻을 다시 한번 굳혔다. 그린닥터스재단과 온병원은 앞으로도 의료 소외계층을 찾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던 주말 오후 미애원 마당에는 잠시나마 웃음과 노랫소리가 가득했다. 산복도로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간 의료진의 하얀 가운은 지역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고, 주민들의 마음에 따스한 흔적으로 남았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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