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판매처 ♄ 87.cia312.com ♄ 비아그라 정품 구매사이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살성햇 작성일25-11-18 18:03 조회0회 댓글0건관련링크
-
http://80.cia312.com
0회 연결
-
http://72.cia367.net
0회 연결
본문
【33.cia756.com】
비아그라 정품비아그라팝니다발기부전치료제시알리스가격
비아그라 정품비아그라팝니다발기부전치료제시알리스가격
비아그라판매처 ♄ 4.cia351.net ♄ 비아그라 정품 구매사이트
비아그라판매처 ♄ 84.cia367.net ♄ 비아그라 정품 구매사이트
비아그라판매처 ♄ 75.cia756.com ♄ 비아그라 정품 구매사이트
비아그라판매처 ♄ 99.cia367.net ♄ 비아그라 정품 구매사이트
바로가기 go !! 바로가기 go !!
마약 밀매업자, 동남아시아 스캠(사기) 조직원, 북한 해커그룹 등이 자신들의 범죄수익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세탁해 온 사실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취재 결과 확인됐다. 바이낸스, OKX 등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기업들은 범죄와 연관된 ‘지하경제’에 기여하면서 사기나 절도로 갈취한 자금을 유통시켰고, 그 대가로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ICIJ 국제협업 프로젝트 '코인 세탁소'(The Coin Laundry)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프랑스 르몽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35개국 37개 파트너 언론사가 참여했다. 한국에선 뉴스타파(KCIJ)가 함께 취재했다.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국제협업 취재팀은 지난 10개월간 가상자산이 활용된 전 세계의 자금세탁 흐름을 추적했다. 각국 법원 문서, 국제 제재 명단 등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바탕으로 범죄와 연관된 ‘지갑’(월렛) 주소를 추려냈다. 12개국 출신 사기 피해자 45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가상자산 이체 기록도 함께 분석했다. 그리고 이 분석 결과를 20여 명의 블록체인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분석가와 크리스털 인텔리전스(Crystal Intelligence), 체인아르고스(ChainArgos) 등 전문 분석기업에 의뢰해 검증했다.
그 결과, 공개 블록체인(가상자산 거래의 디지털 장부)에 기록된 수만 건의 거래 내역이 확인됐고, 전 세계로 뻗친 자금 세탁 네트워크, 수십억 달러 사기 및 일부 범죄조직의 자금 흐름이 드러났다.
골드몽게임 ICIJ 취재 결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정부는 지금까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최소 58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4천억 원이 넘는 벌금과 과태료 등을 부과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아랑곳 않고 어떤 자금이든 유통시키고 있다.
바이낸스, OKX…당국 경고 무시하고 ‘후이원’에서 들어오는 야마토게임장 자금 받아
동남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범죄조직들은 캄보디아 금융회사 ‘후이원그룹’(Huione Group)을 주로 이용한다. 이들은 사기 콜센터를 차려놓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한 후 연애 상대나 취업 담당자로 위장해 송금을 유도한다. 이때 들어온 돈은 후이원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세탁된다. 때문에 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원은 지난 5월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지정한 ‘자금세탁 우려대상’에 올랐다.
ICIJ는 후이원의 숨겨진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후이원이 지난해 중국어판 분기 재무보고서에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후이원은 2025년 7월 약 100만 달러 상당의 ‘테더’ 코인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계정에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이원이 미국 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되고 두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에서도 후이원과의 거래 내역이 발견됐다. 후이원 고객들이 맡긴 가상자산은 바이낸스와 OKX에 개설된 지갑 35,000개로 분산·유입됐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로 기간을 늘리면 후이원에서 바이낸스로 송출된 돈은 최소 4억 800만 달러(한화로 약 5,900억 원)에 이른다. 이 시기, 바이낸스는 미국 법원에 의해 ‘감독관 관리’를 받고 있었다.
감독관 제도는 2023년 11월 바이낸스가 미국 은행보안법(BSA)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 도입된 제도다. 당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43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고, 설립자 자오창펑은 “회사 경영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하며, CEO에서 물러났다.
OKX도 올해 2월 무허가 송금업 운영 혐의가 적발돼 5억 400만 달러 규모의 벌금을 납부했다. 당시 OKX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미국 법원이 지정한 준법감시인을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OKX는 이 합의 이후에도 5개월 동안 최소 2억 2600만 달러에 이르는 가상자산을 후이원과 거래했다.
또 블록체인 분석기업 ‘크리스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OKX가 후이원 계열사 ‘신비개런티’로부터 송금받은 테더 코인은 9,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 전문가 로스 델스턴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며 “연방 정부가 자금세탁에 관한 위험과 특정기관(후이원)의 자금 조달 위험성을 통보했는데도 그들과 금융 거래를 계속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ICIJ는 후이원에서 유입된 자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바이낸스와 OKX에 질의했다.
바이낸스는 “가상자산 기술 특성상 사용자의 입금을 차단할 수는 없으나, 해당 서비스(후이원)와 거래하는 사용자는 당사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조사 대상”이라며 “잠재적 불법 활동이 확인될 경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후이원과 거래한 지갑의 동결 또는 폐쇄 여부를 묻는 질의엔 즉답을 피했다.
OKX는 “컴플라이언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후이원이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되기 전부터 계좌 제한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했었다”고 답했다. 또 “2025년 10월 14일 후이원이 (당국에 의해) 거래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후이원과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원검증 없는 ‘토르체인’…이더리움 형태로 바이낸스 유입
지난 2월 말 북한 해커들은 두바이 소재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빗(Bybit)으로부터 약 15억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코인을 탈취했다. 이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강탈 사건으로 불린다. 미국 재무부는 탈취된 가상자산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커그룹은 훔친 이더리움을 다른 코인으로 환전하기 위해 스왑(swap) 플랫폼인 ‘토르체인’(THORChain)을 이용했다. 스왑 플랫폼은 코인 중개 플랫폼으로, 신원 검증 없이 특정 코인을 다른 종류의 코인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ICIJ가 가상자산 거래 추적업체 ‘체인아르고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북한 해커들이 ‘토르체인’으로 거액의 이더리움을 보낸 10일 동안, ‘토르체인’에서 바이낸스로 9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100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이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금 규모와 시점을 따졌을 때, 이들 이더리움 중에 바이빗에서 탈취한 코인이 섞여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너선 라이터 체인아르고스 CEO는 “바이낸스가 이를 포착했어야 했다”며 “결함이 있는 심지어 불완전한 내부 통제라도 작동했다면 이를 발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 측 자금이 토르체인으로 흘러가 세탁된 정황이 드러났지만, 거액을 송금받은 바이낸스는 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토르체인을 경유한 자금 소유주가 누구인지, 문제의 바이낸스 계좌와 북한 해커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토르체인을 경유한 이더리움의 소유주가 이미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토르체인’ 측은 거액의 이더리움이 이체됐던 바이낸스 계정은 트레이더 소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트레이더가 코인의 출처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는 ‘토르체인’이 송금한 이더리움에 대해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프로세스 등 다층적 규정 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만 답했다.
여러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바이낸스 외에 많은 거래소가 스왑 플랫폼에서 흘러온 자금의 출처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존 그리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금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거래소는 스왑을 거친 가상자산을 깨끗한 자금으로 취급한다”며 “거래소들은 이를 책임 회피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ICIJ는 취재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코카인 밀매 조직인 ‘키나한 카르텔’이 러시아계 범죄조직인 ‘TGR’ 그룹을 통해 자금세탁을 시도한 정황, 또 TGR 그룹이 미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을 통해 연쇄 자금세탁을 벌인 정황을 확인했다. 이밖에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인아르고스’에 따르면, 유럽의 범죄조직 ‘스마트’는 자금세탁을 위해 바이낸스와 HTX, 화이트빗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역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탄생한 가상자산, 즉 암호화폐는 은행, 증권사 등 전통적 금융기관에 맞선 일종의 ‘대안 결제·지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명분 하에 개발됐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슈퍼볼 경기 중 광고를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장 규모만 3조~4조 달러(우리 돈 4~5천조 원 이상)에 이르는 거대 산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산업을 지탱하는 가상자산 지갑은 은행 또는 증권사의 계좌번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 세계의 가상자산 거래자들은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지갑을 개설한다. 지갑 발행 전문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비중은 일반 거래소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소는 은행 없이도 거래자, 즉 고객이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래소는 가상자산의 보관, 결제 등 가상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는 핵심 축이다. 그런데 대부분 국가는 전통적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규제를 거래소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한다. 거래소가 고객들로부터 실물 화폐인 예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불법적으로 획득한 가상자산을 실물 통화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불법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금융 당국과 법 집행 기관은 거래소들에게 고객 정보 수집(KYC) 및 의심스러운 거래 활동 모니터링(STR)과 같은 자금세탁 방지 정책(AML)을 도입하도록 압박해 왔다.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조치 도입은 거래소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거래소의 수익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소로선 자신들의 고객이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거래를 묵인하거나 방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럼프 가문의 가상자산 회사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과 저스틴 선이 실세로 있는 글로벌 거래소 ‘HTX’ 등의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해온 그리핀 텍사스대학교 교수는 “범죄자들을 플랫폼에서 퇴출시키면 큰 수익원을 잃게 되므로, 이들이 이런 활동을 계속하도록 허용할 유인이 있다”며 “가상자산은 과거 캐딜락 뒷좌석에 현금을 쑤셔 넣어야 했던 범죄 카르텔에게 매우 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감독기관도 의심거래 감당 못해… 피해자들은 눈물
일부 가상자산 거래 신봉자들은 정부 당국의 규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들은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남기 때문에 디지털 코인과 토큰이 정부 발행 화폐보다 감시가 쉽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는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자금세탁에 악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신원 확인 없이 가상자산을 또다른 종류의 가상자산이나 현금으로 전환해주는 ‘스왑 플랫폼’이나 코인을 여러 개로 쪼개 섞어서 거래하는 ‘믹싱 플랫폼’ 역시 자금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범죄와 연관된 불법적인 자금을 추적하는 일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사기관 모두에 어려운 과제다. 최근까지 OKX와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에서 일했던 전직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10여 명은 ICIJ와 인터뷰에서 “교활한 범죄자들을 따라잡기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겸 CEO가 2022년 11월 2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 2022’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벤 맥셰인/웹서밋)
가상자산 거래소는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기 위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나 TRM 같은 블록체인 분석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을 활용해 내부적으로 ‘이상 거래’를 모니터링한다. 그러나 은행권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모두 경험한 블록체인 조사관 파멜라 클레그는 거래소가 의심스러운 거래를 평가할 때 은행보다 느슨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은행에 비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감독 인력이 적어 감시망이 느슨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ICIJ,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스타’와 인터뷰한 전직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10여명은 과중한 업무량과 부족한 인력으로 압도됐던 경험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코인베이스 직원은 “거래량이 미친 수준”이라며 “인력 대비 사건 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OKX의 전직 자금세탁방지(AML) 부서 분석가는 “가상자산은 고객이 넘쳐나기 때문에 분석의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게 된다”며, “그래서 담당자들이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고 덧붙였다.
자금세탁 방지의 중요한 축인 고객확인(KYC) 의무에서도 여러 문제가 확인된다. ICIJ는 지난해 바이낸스가 미국 미네소타 주 수사기관에 제출한 파일을 공유받아 검토했다. 지난해 7월까지 수 개월에 걸쳐 총 700만 달러 규모의 테더를 구입한 바이낸스 고객의 신원 파일이다. 고객 주소로는 중국 시골 마을의 집 주소가 적혀있고, 고객 사진에는 금속 슬레이트 벽 앞에 한 여성이 서있다. 700만 달러에 이르는 테더의 실소유주라고는 믿기 어려운 정보다.
또 다른 바이낸스 고객 파일에는 24세의 여성이 등장한다. 주소지엔 미얀마의 한 시골마을이 적혀 있다.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장작불로 요리한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 마을에서 24세 여성은 지난해까지 9개월에 걸쳐, 200만 달러 상당의 테더를 거래했다. 미얀마 평균 연봉의 천 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고객은 계좌에 보관된 자금 출처를 기입하지 않았다.
전 세계 규제 기관은 가상자산 기업들이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법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감독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적 체계가 제각각이고 집행 노력도 분산되어 있어, 감독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만 수십 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거래소들은 현재도 이 산업에 포진하고 있다.
미국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송금업자로 분류한다. 따라서 거래소는 은행과 동일한 자금세탁 방지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은행은 여러 규제기관이 자금세탁 의심 사례를 감독하는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미 국세청(IRS)의 소기업·자영업자 부서가 감독한다. 한 IRS 감사관은 “부서 인력이 부족해 최근 몇 년간 거래소를 충분히 감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이 개인과 기업이 가상자산 거래로 입는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FBI는 미국에서만 2024년 가상자산 범죄로 93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 지방검찰청 가상자산 담당 부서장인 알로나 카츠는 아무리 가상자산 추적 역량이 있어도, 피의자들이 미국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거나 자금 회수에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카츠는 피해자들에게 이런 현실을 알리는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80대 노인들이 처음으로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가족들을 돕기 위해 돈을 모았던 공동계좌를 잃어버린 젊은이도 있었다”며, “그들이 평생 일궈온 모든 것이, 전 생애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는 나쁜 소식을 전하는 입장이 되면,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규제 트렌드 역행하는 트럼프…웃는 바이낸스
국제 범죄자들의 자금세탁 수법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전 세계 정부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각국은 가상자산 기업 규제에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에서는 소비자 보호 및 투명성 규정이 시행되었지만, 일부는 이 규정이 사용자 보호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는 가상자산 기업에 라이선스 취득과 자금세탁방지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알제리 같은 일부 국가는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기까지 했다.
미국의 경우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부분의 디지털 토큰이 증권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이때 많은 거래소가 증권거래위원회(SEC) 관할로 포섭됐다. SEC는 2022년 바하마 기반 거래소 FTX가 붕괴돼 다른 거래소들까지 연쇄 붕괴한 후, 미등록 영업을 이유로 이들 거래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검찰도 바이낸스 등 여러 가상자산 업체를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연방 수사관들은 바이낸스가 불법 마약, 아동 성착취물, 도난 신용카드 및 기타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다크넷 플랫폼 '하이드라 마켓'과 거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확인된 거래 규모만 2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 사건으로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은 2023년 11월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했고, 4개월의 징역형도 선고받았다. 또 바이낸스는 자금 출처 및 고객 확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법원이 지정하는 감독관 관리를 받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2024년 7월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당시 그는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처: C-SPAN)
그러나 이듬해 미국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며 당국의 규제 집행과 새로운 규제 도입 가능성에 맞서 로비를 벌였다. 제미니 거래소 공동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는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각각 1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선거캠프에 기부했다. 크라켄, 크립토닷컴, 코인베이스도 트럼프 당선 이후 취임 위원회에 각각 100만 달러씩 기부했다.
트럼프는 2021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칭했지만, 어느새 가상자산 업계의 가장 열렬한 정치적 후원자가 되어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그는 2024년 9월, 가족과 함께 가상자산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설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가상자산 기업 10여 곳에 대한 단속을 중단했으며, 자오창펑 외에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받은 비트멕스(BitMEX) 창립자 3명을 사면했다. 나아가 그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수사하던 법무부 부서를 전격 해체했다.
트럼프가 자오에게 사면을 내린 지난 10월 21일, 캐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자오가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양이었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이날 레빗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전쟁은 끝났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 기사
ㆍ 국내 코인거래소, 캄보디아 스캠 사기단 등 돈세탁 통로ㆍ 자금세탁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오프라인 코인 환전소 ㆍ ICIJ ‘코인 세탁소’ 프로젝트란?
뉴스타파 뉴스타파 webmaster@newstapa.org
뉴스타파 ICIJ 국제협업 취재팀 icij@icij.org 기자 admin@slotnara.info
ICIJ 국제협업 프로젝트 '코인 세탁소'(The Coin Laundry)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프랑스 르몽드,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35개국 37개 파트너 언론사가 참여했다. 한국에선 뉴스타파(KCIJ)가 함께 취재했다.
바다이야기프로그램 국제협업 취재팀은 지난 10개월간 가상자산이 활용된 전 세계의 자금세탁 흐름을 추적했다. 각국 법원 문서, 국제 제재 명단 등 다양한 출처의 자료를 바탕으로 범죄와 연관된 ‘지갑’(월렛) 주소를 추려냈다. 12개국 출신 사기 피해자 45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가상자산 이체 기록도 함께 분석했다. 그리고 이 분석 결과를 20여 명의 블록체인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분석가와 크리스털 인텔리전스(Crystal Intelligence), 체인아르고스(ChainArgos) 등 전문 분석기업에 의뢰해 검증했다.
그 결과, 공개 블록체인(가상자산 거래의 디지털 장부)에 기록된 수만 건의 거래 내역이 확인됐고, 전 세계로 뻗친 자금 세탁 네트워크, 수십억 달러 사기 및 일부 범죄조직의 자금 흐름이 드러났다.
골드몽게임 ICIJ 취재 결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 전 세계 정부는 지금까지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최소 58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4천억 원이 넘는 벌금과 과태료 등을 부과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아랑곳 않고 어떤 자금이든 유통시키고 있다.
바이낸스, OKX…당국 경고 무시하고 ‘후이원’에서 들어오는 야마토게임장 자금 받아
동남아 전역에서 활동하는 중국계 범죄조직들은 캄보디아 금융회사 ‘후이원그룹’(Huione Group)을 주로 이용한다. 이들은 사기 콜센터를 차려놓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피해자를 유인한 후 연애 상대나 취업 담당자로 위장해 송금을 유도한다. 이때 들어온 돈은 후이원이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세탁된다. 때문에 후 바다이야기릴게임 이원은 지난 5월 미국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가 지정한 ‘자금세탁 우려대상’에 올랐다.
ICIJ는 후이원의 숨겨진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후이원이 지난해 중국어판 분기 재무보고서에 공개한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후이원은 2025년 7월 약 100만 달러 상당의 ‘테더’ 코인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 계정에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후이원이 미국 당국으로부터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되고 두 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같은 기간, 중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OKX에서도 후이원과의 거래 내역이 발견됐다. 후이원 고객들이 맡긴 가상자산은 바이낸스와 OKX에 개설된 지갑 35,000개로 분산·유입됐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로 기간을 늘리면 후이원에서 바이낸스로 송출된 돈은 최소 4억 800만 달러(한화로 약 5,900억 원)에 이른다. 이 시기, 바이낸스는 미국 법원에 의해 ‘감독관 관리’를 받고 있었다.
감독관 제도는 2023년 11월 바이낸스가 미국 은행보안법(BSA)과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 도입된 제도다. 당시 바이낸스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하는 43억 달러(약 5조 7,000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고, 설립자 자오창펑은 “회사 경영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하며, CEO에서 물러났다.
OKX도 올해 2월 무허가 송금업 운영 혐의가 적발돼 5억 400만 달러 규모의 벌금을 납부했다. 당시 OKX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미국 법원이 지정한 준법감시인을 고용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OKX는 이 합의 이후에도 5개월 동안 최소 2억 2600만 달러에 이르는 가상자산을 후이원과 거래했다.
또 블록체인 분석기업 ‘크리스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2025년 6월까지 OKX가 후이원 계열사 ‘신비개런티’로부터 송금받은 테더 코인은 9,50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 자금세탁 방지 전문가 로스 델스턴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에는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며 “연방 정부가 자금세탁에 관한 위험과 특정기관(후이원)의 자금 조달 위험성을 통보했는데도 그들과 금융 거래를 계속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ICIJ는 후이원에서 유입된 자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바이낸스와 OKX에 질의했다.
바이낸스는 “가상자산 기술 특성상 사용자의 입금을 차단할 수는 없으나, 해당 서비스(후이원)와 거래하는 사용자는 당사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조사 대상”이라며 “잠재적 불법 활동이 확인될 경우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후이원과 거래한 지갑의 동결 또는 폐쇄 여부를 묻는 질의엔 즉답을 피했다.
OKX는 “컴플라이언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후이원이 자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되기 전부터 계좌 제한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취했었다”고 답했다. 또 “2025년 10월 14일 후이원이 (당국에 의해) 거래금지 대상으로 지정된 이후 후이원과의 거래를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신원검증 없는 ‘토르체인’…이더리움 형태로 바이낸스 유입
지난 2월 말 북한 해커들은 두바이 소재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빗(Bybit)으로부터 약 15억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 코인을 탈취했다. 이 사건은 사상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강탈 사건으로 불린다. 미국 재무부는 탈취된 가상자산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쓰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커그룹은 훔친 이더리움을 다른 코인으로 환전하기 위해 스왑(swap) 플랫폼인 ‘토르체인’(THORChain)을 이용했다. 스왑 플랫폼은 코인 중개 플랫폼으로, 신원 검증 없이 특정 코인을 다른 종류의 코인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ICIJ가 가상자산 거래 추적업체 ‘체인아르고스’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북한 해커들이 ‘토르체인’으로 거액의 이더리움을 보낸 10일 동안, ‘토르체인’에서 바이낸스로 9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조 1000억 원 상당의 이더리움이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송금 규모와 시점을 따졌을 때, 이들 이더리움 중에 바이빗에서 탈취한 코인이 섞여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너선 라이터 체인아르고스 CEO는 “바이낸스가 이를 포착했어야 했다”며 “결함이 있는 심지어 불완전한 내부 통제라도 작동했다면 이를 발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북한 측 자금이 토르체인으로 흘러가 세탁된 정황이 드러났지만, 거액을 송금받은 바이낸스는 거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토르체인을 경유한 자금 소유주가 누구인지, 문제의 바이낸스 계좌와 북한 해커들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등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토르체인을 경유한 이더리움의 소유주가 이미 변경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토르체인’ 측은 거액의 이더리움이 이체됐던 바이낸스 계정은 트레이더 소유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당 트레이더가 코인의 출처를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는 ‘토르체인’이 송금한 이더리움에 대해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프로세스 등 다층적 규정 준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만 답했다.
여러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바이낸스 외에 많은 거래소가 스왑 플랫폼에서 흘러온 자금의 출처를 면밀히 검토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존 그리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금융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거래소는 스왑을 거친 가상자산을 깨끗한 자금으로 취급한다”며 “거래소들은 이를 책임 회피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ICIJ는 취재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코카인 밀매 조직인 ‘키나한 카르텔’이 러시아계 범죄조직인 ‘TGR’ 그룹을 통해 자금세탁을 시도한 정황, 또 TGR 그룹이 미국계 가상자산 거래소인 ‘크라켄’(Kraken)을 통해 연쇄 자금세탁을 벌인 정황을 확인했다. 이밖에 가상자산 분석업체 ‘체인아르고스’에 따르면, 유럽의 범죄조직 ‘스마트’는 자금세탁을 위해 바이낸스와 HTX, 화이트빗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역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탄생한 가상자산, 즉 암호화폐는 은행, 증권사 등 전통적 금융기관에 맞선 일종의 ‘대안 결제·지급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명분 하에 개발됐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가상자산 시장은 미국 슈퍼볼 경기 중 광고를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시장 규모만 3조~4조 달러(우리 돈 4~5천조 원 이상)에 이르는 거대 산업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산업을 지탱하는 가상자산 지갑은 은행 또는 증권사의 계좌번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전 세계의 가상자산 거래자들은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지갑을 개설한다. 지갑 발행 전문 회사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비중은 일반 거래소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래소는 은행 없이도 거래자, 즉 고객이 직접 계좌를 개설하고, 자금을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거래소는 가상자산의 보관, 결제 등 가상금융 시스템을 유지하는 핵심 축이다. 그런데 대부분 국가는 전통적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규제를 거래소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한다. 거래소가 고객들로부터 실물 화폐인 예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소들은 불법적으로 획득한 가상자산을 실물 통화로 신속하게 전환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불법 활동을 촉진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전 세계 금융 당국과 법 집행 기관은 거래소들에게 고객 정보 수집(KYC) 및 의심스러운 거래 활동 모니터링(STR)과 같은 자금세탁 방지 정책(AML)을 도입하도록 압박해 왔다.
이러한 컴플라이언스 조치 도입은 거래소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거래소의 수익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소로선 자신들의 고객이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거래를 묵인하거나 방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럼프 가문의 가상자산 회사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과 저스틴 선이 실세로 있는 글로벌 거래소 ‘HTX’ 등의 불법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해온 그리핀 텍사스대학교 교수는 “범죄자들을 플랫폼에서 퇴출시키면 큰 수익원을 잃게 되므로, 이들이 이런 활동을 계속하도록 허용할 유인이 있다”며 “가상자산은 과거 캐딜락 뒷좌석에 현금을 쑤셔 넣어야 했던 범죄 카르텔에게 매우 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감독기관도 의심거래 감당 못해… 피해자들은 눈물
일부 가상자산 거래 신봉자들은 정부 당국의 규제에 이의를 제기한다. 이들은 모든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남기 때문에 디지털 코인과 토큰이 정부 발행 화폐보다 감시가 쉽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상자산 거래는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자금세탁에 악용되고 있다.
사용자의 신원 확인 없이 가상자산을 또다른 종류의 가상자산이나 현금으로 전환해주는 ‘스왑 플랫폼’이나 코인을 여러 개로 쪼개 섞어서 거래하는 ‘믹싱 플랫폼’ 역시 자금 추적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범죄와 연관된 불법적인 자금을 추적하는 일은 가상자산 거래소와 수사기관 모두에 어려운 과제다. 최근까지 OKX와 바이낸스 등 글로벌 거래소에서 일했던 전직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10여 명은 ICIJ와 인터뷰에서 “교활한 범죄자들을 따라잡기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업자 겸 CEO가 2022년 11월 2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웹서밋 2022’ 행사에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출처: 벤 맥셰인/웹서밋)
가상자산 거래소는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기 위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나 TRM 같은 블록체인 분석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을 활용해 내부적으로 ‘이상 거래’를 모니터링한다. 그러나 은행권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모두 경험한 블록체인 조사관 파멜라 클레그는 거래소가 의심스러운 거래를 평가할 때 은행보다 느슨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은행에 비해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감독 인력이 적어 감시망이 느슨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ICIJ,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스타’와 인터뷰한 전직 컴플라이언스 담당자 10여명은 과중한 업무량과 부족한 인력으로 압도됐던 경험을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코인베이스 직원은 “거래량이 미친 수준”이라며 “인력 대비 사건 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OKX의 전직 자금세탁방지(AML) 부서 분석가는 “가상자산은 고객이 넘쳐나기 때문에 분석의 질보다는 양을 중시하게 된다”며, “그래서 담당자들이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고 덧붙였다.
자금세탁 방지의 중요한 축인 고객확인(KYC) 의무에서도 여러 문제가 확인된다. ICIJ는 지난해 바이낸스가 미국 미네소타 주 수사기관에 제출한 파일을 공유받아 검토했다. 지난해 7월까지 수 개월에 걸쳐 총 700만 달러 규모의 테더를 구입한 바이낸스 고객의 신원 파일이다. 고객 주소로는 중국 시골 마을의 집 주소가 적혀있고, 고객 사진에는 금속 슬레이트 벽 앞에 한 여성이 서있다. 700만 달러에 이르는 테더의 실소유주라고는 믿기 어려운 정보다.
또 다른 바이낸스 고객 파일에는 24세의 여성이 등장한다. 주소지엔 미얀마의 한 시골마을이 적혀 있다. 이곳은 주민 대부분이 장작불로 요리한다고 알려진 곳이다. 이 마을에서 24세 여성은 지난해까지 9개월에 걸쳐, 200만 달러 상당의 테더를 거래했다. 미얀마 평균 연봉의 천 배가 넘는 금액이다. 하지만 이 고객은 계좌에 보관된 자금 출처를 기입하지 않았다.
전 세계 규제 기관은 가상자산 기업들이 자금 세탁 방지를 위한 법적 의무를 이행하도록 감독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법적 체계가 제각각이고 집행 노력도 분산되어 있어, 감독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 지난해에만 수십 조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한 거래소들은 현재도 이 산업에 포진하고 있다.
미국 금융 당국은 가상자산 거래소를 송금업자로 분류한다. 따라서 거래소는 은행과 동일한 자금세탁 방지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은행은 여러 규제기관이 자금세탁 의심 사례를 감독하는 반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미 국세청(IRS)의 소기업·자영업자 부서가 감독한다. 한 IRS 감사관은 “부서 인력이 부족해 최근 몇 년간 거래소를 충분히 감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이 개인과 기업이 가상자산 거래로 입는 피해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FBI는 미국에서만 2024년 가상자산 범죄로 93억 달러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67% 증가한 수치다.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 지방검찰청 가상자산 담당 부서장인 알로나 카츠는 아무리 가상자산 추적 역량이 있어도, 피의자들이 미국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거나 자금 회수에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설명했다.
카츠는 피해자들에게 이런 현실을 알리는 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80대 노인들이 처음으로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가족들을 돕기 위해 돈을 모았던 공동계좌를 잃어버린 젊은이도 있었다”며, “그들이 평생 일궈온 모든 것이, 전 생애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는 나쁜 소식을 전하는 입장이 되면, 정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규제 트렌드 역행하는 트럼프…웃는 바이낸스
국제 범죄자들의 자금세탁 수법이 날로 고도화되면서, 전 세계 정부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각국은 가상자산 기업 규제에 서로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말 유럽에서는 소비자 보호 및 투명성 규정이 시행되었지만, 일부는 이 규정이 사용자 보호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는 가상자산 기업에 라이선스 취득과 자금세탁방지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알제리 같은 일부 국가는 가상자산 거래를 금지하기까지 했다.
미국의 경우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대부분의 디지털 토큰이 증권으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이때 많은 거래소가 증권거래위원회(SEC) 관할로 포섭됐다. SEC는 2022년 바하마 기반 거래소 FTX가 붕괴돼 다른 거래소들까지 연쇄 붕괴한 후, 미등록 영업을 이유로 이들 거래소에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검찰도 바이낸스 등 여러 가상자산 업체를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연방 수사관들은 바이낸스가 불법 마약, 아동 성착취물, 도난 신용카드 및 기타 범죄수익을 세탁하는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다크넷 플랫폼 '하이드라 마켓'과 거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확인된 거래 규모만 2억 5천만 달러에 달했다.
이 사건으로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은 2023년 11월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했고, 4개월의 징역형도 선고받았다. 또 바이낸스는 자금 출처 및 고객 확인 시스템을 유지하고, 법원이 지정하는 감독관 관리를 받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2024년 7월 2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당시 그는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출처: C-SPAN)
그러나 이듬해 미국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가상자산 업계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며 당국의 규제 집행과 새로운 규제 도입 가능성에 맞서 로비를 벌였다. 제미니 거래소 공동 창업자 윙클보스 형제는 트럼프를 공개 지지하며 각각 1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선거캠프에 기부했다. 크라켄, 크립토닷컴, 코인베이스도 트럼프 당선 이후 취임 위원회에 각각 100만 달러씩 기부했다.
트럼프는 2021년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칭했지만, 어느새 가상자산 업계의 가장 열렬한 정치적 후원자가 되어 미국을 “세계 가상자산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 그는 2024년 9월, 가족과 함께 가상자산 기업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설립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가상자산 기업 10여 곳에 대한 단속을 중단했으며, 자오창펑 외에도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받은 비트멕스(BitMEX) 창립자 3명을 사면했다. 나아가 그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수사하던 법무부 부서를 전격 해체했다.
트럼프가 자오에게 사면을 내린 지난 10월 21일, 캐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자오가 정치적 마녀사냥의 희생양이었다는 취지의 성명을 냈다. 이날 레빗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자산에 대한 전쟁은 끝났다”고 힘주어 말했다.
관련 기사
ㆍ 국내 코인거래소, 캄보디아 스캠 사기단 등 돈세탁 통로ㆍ 자금세탁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오프라인 코인 환전소 ㆍ ICIJ ‘코인 세탁소’ 프로젝트란?
뉴스타파 뉴스타파 webmaster@newstapa.org
뉴스타파 ICIJ 국제협업 취재팀 icij@icij.org 기자 admin@slotnara.info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