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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정도 손에 들리자 온 지켜지지 지났을겨울은 왜 바다에서부터 무너지는가
겨울은 대륙에서 오는 계절로 여겨졌다. 시베리아에서 차가운 공기가 쌓이고,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내려오면 겨울이 시작된다고 믿었다. 이 공식은 오랫동안 맞아떨어졌다. 찬 공기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한파는 며칠씩 이어졌고, 겨울은 분명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바다는 조금씩 따뜻해졌고, 그 효과는 해마다 쌓였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황금성릴게임사이트요즘 겨울은 다르다. 찬 공기가 내려오기는 한다. 기온도 급격히 떨어진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다. 며칠 지나지 않아 공기는 풀리고, 겨울은 중간에서 끊긴다. 마치 시작만 있고 이어지지 않는 이야기처럼 사라진다. 체감의 문제가 아니다. 계절을 지탱하던 구조가 달라졌다는 신호다.
그 변화는 하늘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바다에서 시 사이다쿨 작됐다. 한반도를 둘러싼 서해와 동중국해, 남해는 이제 겨울의 배경이 아니다. 겨울을 정신 차리지 못하도록 지속적으로 흔들고 있다. 움직임은 느리지만, 대기보다 훨씬 많은 열을 품고 있다. 그 열이 겨울의 성격을 바꾼다.
관측 데이터와 재분석 자료는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한반도의 겨울은 늦게 시작되고, 빨리 끝난다. 그러나 단순히 기온이 야마토릴게임 조금 오른 탓은 아니다. 겨울이 유지되려면 차가운 공기가 땅 가까이에 눌러앉아 머물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이 조건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바다가 먼저 그 구조를 흔들기 때문이다.
과거의 겨울에서 바다는 조용한 조연이었다. 시베리아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서해와 동중국해 위를 지나면, 바다는 빠르게 식었다. 찬 공기는 더 차가워졌고, 야마토게임방법 눈구름은 잘 만들어졌다. 겨울 몬순은 힘을 얻었다. 바다는 겨울을 키우는 무대였다.
지금의 바다는 다르다. 여름과 가을 동안 쌓은 열을 충분히 식히지 못한 채 겨울을 맞는다. 찬 공기가 내려오면 바다는 즉각 반응한다. 해수면에서 열과 수증기를 내보내 공기를 데운다. 한기는 쉽게 누그러진다. 차가운 공기가 머물 공간은 빠르게 줄어든다. 겨 야마토게임하기 울은 처음부터 불안정한 상태로 시작된다.
이 변화는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됐다. 바다는 조금씩 따뜻해졌고, 그 효과는 해마다 쌓였다. 어느 순간부터 겨울은 예전처럼 이어지지 않기 시작했다. 대륙에서 내려온 냉기만으로는 겨울을 지탱하기 어려워졌다. 바다의 상태가 겨울의 길이와 강도를 결정하게 됐다.
이 기사는 그 과정을 따라간다. 해양 온난화가 겨울의 입구를 어떻게 바꾸고, 한파가 머무는 시간을 어떻게 줄이며, 한반도의 겨울을 안정된 계절에서 짧은 사건들의 연속으로 바꾸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조용하지만 집요하게 겨울을 밀어내는 바다의 작동 방식을 하나씩 들여다본다.
한반도 주변 바다는 얼마나, 어떻게 달라졌는가
한반도를 둘러싼 바다는 '조금 더 따뜻해진' 수준을 넘어섰다. 기상청 국가기후데이터센터와 일본기상청, 미국 연방해양대기청(NOAA)이 공동 구축한 북서태평양 해수면온도 장기 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해와 동중국해, 남해를 포함한 동아시아 연안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온도는 20세기 초반 대비 1.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온도 상승폭을 뚜렷하게 웃도는 수치다.
핵심은 연평균이 아니라 계절 분포에 있다. 특히 겨울철, 즉 12월부터 2월 사이의 해수면온도 상승 폭은 연평균보다 더 크다. 일부 해역에서는 1.8℃를 넘는 상승이 확인된다. 과거에는 겨울이 시작되기 전 충분히 냉각됐던 바다가 이제는 상당한 열을 품은 상태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단기 변동이나 지역적 이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는 쿠로시오 해류와 연결된 서북태평양 서안 경계류 해역을 전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는 해역 중 하나로 지목한다. 서안 경계류는 저위도에서 축적된 열을 고위도로 빠르게 수송하는 통로다. 이 과정에서 열은 동중국해와 일본 남부 연안으로 집중된다.
동중국해와 서해는 수심이 얕고 대륙붕이 넓다. 이 구조는 해양 내부로 열이 분산되기보다 표층에 머물도록 만든다. 그 결과 해수면온도 상승은 더 빠르고 뚜렷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겨울철 북서계절풍의 평균 강도 약화가 겹치면서, 바다는 겨울에도 충분히 식지 못한 채 다음 계절로 넘어간다.
동중국해 북부의 겨울철 해수면온도는 1980년대 이후 10년 마다 0.3~0.35℃씩 상승해 왔다. 이 해역은 시베리아에서 발원한 찬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기 직전 반드시 통과하는 경로다. 겨울의 '입구' 자체가 과거와 달라진 셈이다.
서해, 겨울을 키우던 바다에서 겨울을 막는 바다로
서해는 한반도 겨울 변화가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평균 수심은 40~50m에 불과하고, 넓은 대륙붕이 펼쳐져 있다. 이 구조는 대기와 바다 사이의 열 교환을 매우 효율적으로 만든다. 작은 변화도 빠르게 증폭되고, 그 결과는 곧바로 대기의 성격으로 전이된다.
과거에는 이런 특성이 겨울을 강화했다. 찬 공기가 내려오면 서해는 빠르게 냉각됐고, 그 위를 지나는 공기는 추가적인 열 손실을 겪으며 더욱 차가워졌다. 하층 대기는 안정됐고, 찬 공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서해안 대설과 강한 체감 한파는 이 구조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겨울 풍경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서해의 해수면온도는 연평균뿐 아니라 계절 분포 자체가 달라졌다. 가을철 냉각 속도가 느려지면서, 겨울 초입의 서해는 이미 과거보다 따뜻한 상태다. 여름과 가을 동안 축적된 열은 겨울이 온다고 곧바로 사라지지 않는다.
이 같은 상태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바다는 바로 반응한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해수면의 온도 차가 커질수록, 바다는 공기로 더 많은 열을 내보낸다. 이것이 '감열'이다. 동시에 바다 표면에서 수증기 증발이 늘어난다. 이 수증기가 공기 속에서 응결하면서 다시 열을 방출한다. 이것이 '잠열'이다. 바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찬 공기를 빠르게 덥힌다.
국립기상과학원의 해양–대기 결합 모형실험은 이 과정을 수치로 보여준다. 서해 해수면온도가 1℃ 높아지면, 겨울철 서해 연안과 한반도 서부의 지면 가까운 공기 온도는 평균 0.3~0.5℃ 오른다. 바다가 조금 따뜻해지는 것만으로도, 찬 공기가 제 성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온난 효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층 대기가 충분히 냉각돼 안정층을 형성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찬 공기는 내려오자마자 성질이 바뀌고, 겨울은 자리를 잡기 전에 밀려난다.
동아시아 연안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온도는 20세기 초반 대비 1.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온도 상승폭을 뚜렷하게 웃도는 수치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겨울 대기의 '안정층'은 왜 무너지는가
겨울이 계절로 유지되려면 하층의 차가운 공기와 상층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 사이에 강한 안정층이 형성돼야 한다. 이런 구조는 찬 공기를 가두고, 한기를 오래 유지시킨다. 『Progress in Oceanography』에 실린 동아시아 겨울 전환 연구들은 해수 온난화가 이 안정층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지적한다.
해수면온도가 높을수록 바다는 대기로 더 많은 감열과 잠열을 전달한다. 하층 대기는 아래에서부터 가열되고, 연직 온도 구배는 완만해진다. 공기의 층상 구조는 느슨해지고, 대기는 쉽게 혼합된다. 그 결과 찬 공기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빠르게 소멸된다.
동중국해를 건너며 겨울은 성질을 잃는다
한반도로 내려오는 겨울의 찬 공기는 반드시 동중국해 상공을 지난다. 과거에는 이 바다가 충분히 차가워 냉기의 성질이 유지됐다. 지금은 다르다. 겨울철 해수면온도가 크게 상승한 바다 위를 지나며 찬 공기는 지속적으로 감열과 잠열을 공급받는다.
그 결과 한반도에 도달할 즈음, 찬 공기는 이미 힘을 잃는다. 기온을 크게 떨어뜨릴 만큼의 냉각 능력이 줄어든다. 북서계절풍의 평균 풍속도 약화되고, 냉기가 남하하는 거리도 짧아진다. 『Nature Climate Change』와 『Journal of Climate』에 실린 연구들은 이 과정이 동아시아 겨울 몬순의 구조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겨울의 공간 구조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과거의 겨울은 연안과 내륙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한 번 찬 공기가 자리를 잡으면, 한반도 전역에서 비슷한 조건이 유지됐다. 지금은 다르다. 겨울 조건의 붕괴는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 먼저 시작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1991~2020년 동안 서해안 지역의 겨울철 최저기온 상승률은 내륙보다 20~30% 높았다. 도시화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해양 기원의 열 공급이 연안 대기의 성격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안에서 약해진 겨울은 점차 내륙으로 파급된다. 대기는 이어져 있고, 연안에서 형성되지 못한 한기는 내륙으로 확산되지 못한다. 겨울은 더 이상 한반도 전역을 동시에 덮는 배경 계절이 아니다.
겨울은 왜 오래 머물지 못하는가
최근 한반도의 겨울은 시작 자체는 여전히 강렬하다. 시베리아에서 형성된 찬 공기가 남하하면 기온은 단기간에 급락하고, 한파 특보도 빠르게 발령된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지속성이다. 관측 자료를 보면 한파가 유지되는 기간은 분명히 짧아졌다. 기상청과 ERA5 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 일 최저기온이 영하권을 유지하는 연속 일수는 평균적으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 강추위가 와도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빠르게 완화된다.
평균 기온이 올라서가 아니다. 겨울은 '차가운 날의 일수'로 정의되지 않는다. 겨울은 차가운 공기가 하층 대기에 머물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유지될 때 성립한다. 핵심은 하층 대기의 냉각 속도와 그 냉기가 얼마나 오래 고정될 수 있는지에 있다.
과거에는 찬 공기가 내려오면 지표와 하층 대기가 빠르게 냉각됐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에 눌려 깔리고, 그 위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덮이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른바 대기 안정층이다.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공기 혼합이 억제되고, 찬 공기는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한파는 며칠, 때로는 일주일 이상 이어졌다.
국립기상과학원과 국제 연구진의 수치모의 실험 결과, 해수면온도가 높을수록 찬 공기 유입 이후 하층 대기의 냉각에 필요한 시간이 늘어난다. 안정층이 형성되기 전에 공기 혼합이 먼저 일어나고, 찬 공기는 성질을 유지하지 못한 채 빠르게 약해진다. 한파가 '강하게 시작되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겨울은 하나의 배경 계절이라기보다 사건의 연속처럼 나타난다. 찬 공기가 내려오고, 잠시 추워졌다가, 바다에서 공급된 열에 의해 빠르게 완화된다. 다시 찬 공기가 내려와도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겨울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겨울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이유는 차가운 공기를 붙잡아 둘 수 있는 환경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바다가 진원지다. 해양 온난화는 겨울의 문턱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겨울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겨울을 밀어내는 가장 느리고 강한 힘
한반도 겨울이 달라진 이유는 기온이 조금 오른 데 있지 않다. 계절을 떠받치던 에너지의 중심이 대기에서 바다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는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만, 그만큼 쉽게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바다는 다르다. 한 번 저장한 열을 오래 붙잡고, 다음 계절까지 기억한다.
한반도 주변 바다는 과거에 쌓은 열을 지금의 겨울로 끌어온다. 동시에 지금의 변화를 미래의 계절로 넘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겨울은 점점 늦게 시작되고,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한반도의 겨울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시작점은 뒤로 밀렸고, 지속 시간은 짧아졌다. 이 변화를 이해하는 일은 겨울 하나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바다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계절의 구조를 결정하는 주체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겨울의 변화는 그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신호다.
겨울은 대륙에서 오는 계절로 여겨졌다. 시베리아에서 차가운 공기가 쌓이고,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내려오면 겨울이 시작된다고 믿었다. 이 공식은 오랫동안 맞아떨어졌다. 찬 공기가 한 번 자리를 잡으면 한파는 며칠씩 이어졌고, 겨울은 분명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바다는 조금씩 따뜻해졌고, 그 효과는 해마다 쌓였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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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겨울을 키우던 바다에서 겨울을 막는 바다로
서해는 한반도 겨울 변화가 가장 먼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평균 수심은 40~50m에 불과하고, 넓은 대륙붕이 펼쳐져 있다. 이 구조는 대기와 바다 사이의 열 교환을 매우 효율적으로 만든다. 작은 변화도 빠르게 증폭되고, 그 결과는 곧바로 대기의 성격으로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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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태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 바다는 바로 반응한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해수면의 온도 차가 커질수록, 바다는 공기로 더 많은 열을 내보낸다. 이것이 '감열'이다. 동시에 바다 표면에서 수증기 증발이 늘어난다. 이 수증기가 공기 속에서 응결하면서 다시 열을 방출한다. 이것이 '잠열'이다. 바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찬 공기를 빠르게 덥힌다.
국립기상과학원의 해양–대기 결합 모형실험은 이 과정을 수치로 보여준다. 서해 해수면온도가 1℃ 높아지면, 겨울철 서해 연안과 한반도 서부의 지면 가까운 공기 온도는 평균 0.3~0.5℃ 오른다. 바다가 조금 따뜻해지는 것만으로도, 찬 공기가 제 성질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단순한 온난 효과를 의미하지 않는다. 하층 대기가 충분히 냉각돼 안정층을 형성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길어진다는 뜻이다. 찬 공기는 내려오자마자 성질이 바뀌고, 겨울은 자리를 잡기 전에 밀려난다.
동아시아 연안 해역의 연평균 해수면온도는 20세기 초반 대비 1.2~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온도 상승폭을 뚜렷하게 웃도는 수치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겨울 대기의 '안정층'은 왜 무너지는가
겨울이 계절로 유지되려면 하층의 차가운 공기와 상층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 사이에 강한 안정층이 형성돼야 한다. 이런 구조는 찬 공기를 가두고, 한기를 오래 유지시킨다. 『Progress in Oceanography』에 실린 동아시아 겨울 전환 연구들은 해수 온난화가 이 안정층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임을 지적한다.
해수면온도가 높을수록 바다는 대기로 더 많은 감열과 잠열을 전달한다. 하층 대기는 아래에서부터 가열되고, 연직 온도 구배는 완만해진다. 공기의 층상 구조는 느슨해지고, 대기는 쉽게 혼합된다. 그 결과 찬 공기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빠르게 소멸된다.
동중국해를 건너며 겨울은 성질을 잃는다
한반도로 내려오는 겨울의 찬 공기는 반드시 동중국해 상공을 지난다. 과거에는 이 바다가 충분히 차가워 냉기의 성질이 유지됐다. 지금은 다르다. 겨울철 해수면온도가 크게 상승한 바다 위를 지나며 찬 공기는 지속적으로 감열과 잠열을 공급받는다.
그 결과 한반도에 도달할 즈음, 찬 공기는 이미 힘을 잃는다. 기온을 크게 떨어뜨릴 만큼의 냉각 능력이 줄어든다. 북서계절풍의 평균 풍속도 약화되고, 냉기가 남하하는 거리도 짧아진다. 『Nature Climate Change』와 『Journal of Climate』에 실린 연구들은 이 과정이 동아시아 겨울 몬순의 구조 자체를 약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겨울의 공간 구조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과거의 겨울은 연안과 내륙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한 번 찬 공기가 자리를 잡으면, 한반도 전역에서 비슷한 조건이 유지됐다. 지금은 다르다. 겨울 조건의 붕괴는 바다와 가까운 지역에서 먼저 시작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1991~2020년 동안 서해안 지역의 겨울철 최저기온 상승률은 내륙보다 20~30% 높았다. 도시화 효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해양 기원의 열 공급이 연안 대기의 성격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안에서 약해진 겨울은 점차 내륙으로 파급된다. 대기는 이어져 있고, 연안에서 형성되지 못한 한기는 내륙으로 확산되지 못한다. 겨울은 더 이상 한반도 전역을 동시에 덮는 배경 계절이 아니다.
겨울은 왜 오래 머물지 못하는가
최근 한반도의 겨울은 시작 자체는 여전히 강렬하다. 시베리아에서 형성된 찬 공기가 남하하면 기온은 단기간에 급락하고, 한파 특보도 빠르게 발령된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점은 지속성이다. 관측 자료를 보면 한파가 유지되는 기간은 분명히 짧아졌다. 기상청과 ERA5 재분석 자료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한반도에서 일 최저기온이 영하권을 유지하는 연속 일수는 평균적으로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인다. 강추위가 와도 며칠을 넘기지 못하고 빠르게 완화된다.
평균 기온이 올라서가 아니다. 겨울은 '차가운 날의 일수'로 정의되지 않는다. 겨울은 차가운 공기가 하층 대기에 머물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이 유지될 때 성립한다. 핵심은 하층 대기의 냉각 속도와 그 냉기가 얼마나 오래 고정될 수 있는지에 있다.
과거에는 찬 공기가 내려오면 지표와 하층 대기가 빠르게 냉각됐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에 눌려 깔리고, 그 위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덮이는 구조가 형성됐다. 이른바 대기 안정층이다. 이 구조가 만들어지면 공기 혼합이 억제되고, 찬 공기는 쉽게 흩어지지 않는다. 한파는 며칠, 때로는 일주일 이상 이어졌다.
국립기상과학원과 국제 연구진의 수치모의 실험 결과, 해수면온도가 높을수록 찬 공기 유입 이후 하층 대기의 냉각에 필요한 시간이 늘어난다. 안정층이 형성되기 전에 공기 혼합이 먼저 일어나고, 찬 공기는 성질을 유지하지 못한 채 빠르게 약해진다. 한파가 '강하게 시작되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겨울은 하나의 배경 계절이라기보다 사건의 연속처럼 나타난다. 찬 공기가 내려오고, 잠시 추워졌다가, 바다에서 공급된 열에 의해 빠르게 완화된다. 다시 찬 공기가 내려와도 같은 과정이 반복된다. 겨울이 끊어졌다 이어지는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겨울이 오래 머물지 못하는 이유는 차가운 공기를 붙잡아 둘 수 있는 환경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바다가 진원지다. 해양 온난화는 겨울의 문턱을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겨울이 자리를 잡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겨울을 밀어내는 가장 느리고 강한 힘
한반도 겨울이 달라진 이유는 기온이 조금 오른 데 있지 않다. 계절을 떠받치던 에너지의 중심이 대기에서 바다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는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지만, 그만큼 쉽게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바다는 다르다. 한 번 저장한 열을 오래 붙잡고, 다음 계절까지 기억한다.
한반도 주변 바다는 과거에 쌓은 열을 지금의 겨울로 끌어온다. 동시에 지금의 변화를 미래의 계절로 넘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겨울은 점점 늦게 시작되고, 오래 머물지 못하게 된다.
한반도의 겨울은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시작점은 뒤로 밀렸고, 지속 시간은 짧아졌다. 이 변화를 이해하는 일은 겨울 하나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바다가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계절의 구조를 결정하는 주체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겨울의 변화는 그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드러내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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