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선임기자 = 핵확산 이론에서 '파키스탄 모델'은 국제사회 반대에도 핵무기를 개발해 핵보유국 지위를 비공식으로 인정받은 파키스탄의 사례를 말한다. 현재 파키스탄 같은 비공식 핵보유국은 인도, 이스라엘까지 3개국이다. 공식 핵보유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로, 이들 국가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통해 다른 나라들의 '뉴클리어 파워' 합류를 봉쇄했다.
이미 핵 능력을 갖춘 북한은 국제 제재를 받지 않는 비공식 핵보유국 대열에 포함되길 간절히 원한다. 그래야 경제난을 타개하고 릴게임 정상 국가가 될 길이 열려서다. 북이 파키스탄 모델을 범전으로 삼았다는 건 알려진 사실이다. 파키스탄은 북에 핵기술을 몰래 전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북한은 이미 핵탄두와 장거리 투발 수단을 보유했다고 평가된다. 이제 국제사회의 암묵적 승인이라는 최종 관문만 넘으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아닌 네 번째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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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8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ICBM 화성-20형 [연합뉴스 자료사진. 조선중앙TV 화면] 2025.10.1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 릴게임갓 r


국제사회 질서는 미국이 주도하므로 결국 미국의 추인을 받는 게 관건이다. 북한이 미국과 정상회담을 여러 차례 하며 안간힘을 썼던 이유다. 문제는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핵 능력을 이미 갖춘 북한을 상대로 폐기 협상을 이어갈 '지렛대'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이는 오랜 북핵 협 오션파라다이스릴게임 상이 사실상 실패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낳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정권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려 하지만, 현재로선 보여줄 매력적 카드가 없다.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안보 정책과 세계 전략을 총괄하며 한때 '황태자'로 불렸던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도 최근 북핵 협상에 관해 매우 회의적 전망을 내놨다. 폼페이오는 대 바다이야기게임 륙아주 간담회에서 1기 행정부의 북핵 협상을 '실패'로 규정하고,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할 수단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유인책인 '당근'이 없고, 압박할 '채찍'도 제한적이어서 협상을 시도할 여지도 거의 없다는 구체적 진단까지 제시했다.
폼페이오가 국무부 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내며 무려 네 차례나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좌하는 등 북미 협상을 주도한 점을 고려할 때 그의 견해는 가볍지 않게 들린다.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선 북미 직접 협상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동안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가까이하며 핵 능력을 쉼 없이 제고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시간을 번 북한이 결국 실질적 위협이 될 만큼 핵 능력을 키울 경우 미국도 비공식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기존 비공식 핵보유국과 북한의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다.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은 NPT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 노선으로 핵 보유에 성공했다. 하지만 북한은 일찍이 NPT에 가입해 핵물질을 얻는 등 지원을 받고도 돌연 탈퇴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는 국제사회 전체를 배신한 것이며 미국 주도 NPT 체제에 타격을 줬다. 그런데도 미국이 북핵 보유를 비공식 인정한다면 NPT 체제는 유명무실해져 와해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인접국인 한국, 일본부터 핵 보유에 나서며 세계가 핵 경쟁에 돌입하는 최악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적대국 핵 보유를 용인한 적 없다는 사실은 북한이 비공식 지위를 인정받을 확률을 더 낮춘다.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미국 입장에서 핵 보유를 용인할 전략적 이유가 있었다. 이스라엘과는 특수관계이니 말할 것 없고, 인도에 대해선 중국 견제를 위해 핵 개발을 눈감아줬다. 파키스탄 핵 보유에 대해서도 옛 소련 견제란 명분이 작용했다. 인도 핵을 묵인하면서 인도의 숙적 파키스탄에만 가혹한 잣대를 대기 힘든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NPT를 악용한 적성국일 뿐이다. 미국은 NPT 존속 한계선으로 북한을 바라볼 것이다.



군사분계선에서 악수한 미북 정상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9.7.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이제 사실상 '비공식 승인' 단계만 남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 획득 시도는 어떤 결말을 맞을까. 관건은 핵 개발과 국제사회 제재 과정에서 북한의 생명줄 역할을 해온 중국의 행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심지어 폼페이오는 북핵 협상 결정권이 북한 아닌 중국에 있다며 직접 협상 파트너를 중국으로 설정하라고 주장한다. 현재 미국은 패권에 도전해온 중국과 정면 대결 중이다. 두 나라 중 한쪽이 굴복해야 끝날 것으로 예측되는 미·중 패권 쟁탈전의 결과가 북한의 핵 보유 문제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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